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지 하루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4.48%로 하루 전 대비 13bp(1bp=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9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역시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직전 5.05%에서 21일 오후 3시쯤 5.14%로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소화하면서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전날 금리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통계도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견고하게 유지됨을 시사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9월 10일∼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2만건 줄어든 20만1000건으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2121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4억달러(-1.1%) 줄었다.
시장 일각에선 유가 상승 여파로 연준이 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올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유가 급등이 일어나기 전 생각했던 것보다 금리 인상 확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오일 스파이크는 정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조셉 데이비스 대표도 중립금리가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졌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서 최대 세 번까지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