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대학병원 구급차가 고속도로 갓길을 달리던 중 갑자기 끼어든 화물차(트레일러) 때문에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화물차 운전자의 100% 과실로 보이지만, 사고를 당한 구급차에 응급환자는 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지난 20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긴급상황은 아니라는 구급차.. 구급차의 잘못도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고는 지난 9월1일 오후 12시쯤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방향 차령터널 2km 전 지점에서 발생했다.
갓길을 주행 중이던 구급차 블랙박스에 갑자기 왼쪽 2차선 도로를 달리던 화물 트럭이 쑥 끼어드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구급차는 트럭을 피하려다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는다.
이 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화물차가) 깜빡이도 안 키고 갑자기. 왜, 왜 그러셨나?”라며 “(화물차 운전자에게) 왜 이유 없이 들어왔느냐 물었더니 옆 렉카 차량이 경광등을 키길래 그랬다는데, 긴급자동차도 아닌데 갑자기 피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앞의 차량들은 그대로 잘 가고 있는데”라고 했다.
여기까지 보면 구급차는 잘못이 없고, 화물차 100% 과실로 판단된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한 변호사는 “신생아가 급하게 상태가 안 좋아져서 지방의 모 대학병원에서 전문의와 간호사가 함께 구급차를 타고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갔다가, 의사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갓길로 오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구급차 안에 환자는 없었기 때문에 긴급 상황은 아니었던 것. 이에 실시간 투표를 진행한 결과, ‘트레일러 100% 잘못’이란 의견이 48%, ‘긴급상황 아니기에 블박차(블랙박스 차량)에게도 일부 잘못이 있다’는 의견이 52%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지켜본 한 변호사는 “판사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 같다”면서 “그 구급차에 환자가 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긴급자동차의 외관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타고 있었는지 아닌지는 ‘나중 문제’다. 환자 없이 갓길 달려서 벌점 30점, 범칙금 6만원 이거는 나중 문제다. 사고 자체는 화물차 대 구급차 ‘100: 0’으로 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일부 판사는 ‘갓길로 왜 갔어?’라며 구급차 잘못도 일부 있다고 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청자들은 52%로 구급차 과실도 있다고 하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법원에 가면 일단 과실은 ‘100: 0’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구급차에 벌점, 범칙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변호사는 “여하튼 (경광등) ‘뱅글뱅글’하면서 오는 차가 있다면… 갓길로 들어오면 안 되는 거다. 잠시 화물차 운전자가 딴 생각을 한 것 같다”라며 영상을 마쳤다.
해당 영상에 누리꾼들은 “구급차가 긴급 상황이 아니었는데 긴급 출동인 것처럼 위장했다면 처벌해야 한다”, “트레일러는 견인차가 사이렌 울리는 걸로 착각한 게 아닐까? 구급차도 위급 상황 아니면 갓길로 다니지 말아야 한다”, “왼쪽 렉카 때문에 착각했나 보네. 갓길로 피해준다는 게 그쪽에서 진짜(구급차)가 오고 있었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