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현재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 등을 분석하는 연구에 들어갔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의 일부 규정이 학생생활지도 고시와 충돌한다며 교육청이 개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조례 예시안’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연구를 통해 이르면 다음 달 말쯤 조례 예시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최근 ‘교육공동체의 권리와 책임의 조화를 위한 방안’ 연구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연구는 김성기 협성대 교육학과 교수 주도로 다음 달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가 준비 중인 학생인권조례 예시안의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다. 연구는 각 시·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 관련 조례의 한계·문제점을 분석하고,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공동체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 형성을 위해 필요한 권리·의무의 범위, 세부내용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교육공동체의 권리가 상호 충돌할 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연구한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지난 22일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연구 추진 계획서에서 “기존 학생 인권이나 교권 관련 조례는 특정 대상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어 상호 권리가 경합하거나 상충하는 경우 이를 중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며 “학생, 교사, 학부모의 권리와 의무를 조화롭게 규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도교육청의 조례 제·개정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권리만 과도하게 보호해 교권 하락에 영향을 미쳤고, 일부 규정은 학생생활지도 고시와 충돌한다며 교육청에 개정을 적극 권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2학기부터 시행된 학생생활지도 고시는 교사가 학생에게 할 수 있는 생활지도의 내용·범위를 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수업시간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은 학생인권조례의 사생활 침해 금지 조항과 상충된다.
현재 학생인권조례를 시행 중인 교육청들은 학생의 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으나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개정할지는 교육감들의 손에 달린 상황이다. 이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하면서 “연구용역을 통해 조례 예시안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며 “교육청은 기존 조례를 폐지하고 예시안에 따라 새 형태의 조례를 만들 수 있고, 기존 조례에서 상충하는 조항을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개정할지, 조례에 어떤 내용이 있어야 할지 등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교육청마다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예시안이 너무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다음 달 말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청회 등 의견 수렴 단계도 거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공동체의 권리와 책임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권리와 의무를 조화롭게 규정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통해 공교육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