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호우특보날 구조대원 눈앞서 실종된 50대女 숨진 채 발견

온천천 구조물 붙잡고 버티다 구조대 도착 직후 떠내려가
21일 부산 온천천에서 전날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에 실종된 50대 여성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의 도심 하천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된 50대 여성이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15분쯤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앞 수영강에서 실종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시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은 시신을 인양한 뒤 신원이 A씨로 확인되자 수색을 종료했다.

 

앞서 부산에 폭우가 내린 지난 20일 오후 5시48분쯤 금정구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인근 온천천 산책로에서 폭우로 인해 불어난 물에 고립된 A씨가 기둥을 붙잡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0일 호우특보가 내려진 부산 금정구 온천천이 불어난 모습. 부산소방본부 제공

 

A씨는 “살려달라”며 교각에 매달려 구조를 요청했으나, 거센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손에 힘이 풀려 떠내려갔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몸에 밧줄을 묶고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물에 휩쓸려 구조하지 못했다.

 

부산에는 사고 당일 오후 4시30분쯤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며 비가 갑자기 쏟아졌다. 온천장역 부근 온천천의 수위는 오후 5시20분 0.43~0.49m였지만, 신고 접수 시간인 오후 5시48분에는 1.25m로, A씨가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인 오후 6시1분에는 수위가 1.83m에 달했다.

 

A씨가 실종되자 소방 등은 실종 장소로부터 수영강 바다합류 지점까지 5.3㎞구간에 걸쳐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