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공휴일 지정으로 올 추석에는 ‘기나긴 연휴’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연휴 앞뒤로 휴가를 붙이면 최장 11일까지 쉴 수 있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 연휴 해외여행, 특히 동남아와 남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모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들 지역에서 모기매개감염병이 유행, 국내 유입 환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모기매개감염병은 뎅기열, 말라리아,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이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월16일까지(38주차) 해외유입 모기매개감염병으로 신고된 환자는 총 19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뎅기열(122명)이다. 말라리아와 치쿤구니야열도 각각 58명과 9명이 있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도 올 들어 1명이 신고됐다. 말라리아가 국내 감염 비중이 높은 것과 달리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치쿤구니야열은 모두 해외 감염 사례였다.
뎅기열은 인도네시아(발리), 태국(푸껫, 방콕 등), 베트남(나트랑, 푸꾸옥, 다낭 등), 필리핀(세부, 보홀 등), 라오스(방비엥, 비엔티안 등) 순으로 유입이 많고, 말라리아는 남수단(보르), 인도네시아(발리, 세랑) 감염이 많이 보고됐다. 치쿤구니야열은 태국(방콕, 푸껫, 파타야), 베트남(호찌민), 인도네시아(발리)에서 많이 감염됐다.
모기매개감염병에 감염되면 발열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진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감기 등 상기도 감염과 큰 차이가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모기매개감염병 중 예방약과 치료약이 있는 것은 말라리아밖에 없다. 인도네시아나 태국, 베트남 방문 예정이라면 약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겠다. 예방 효과를 보려면 방문하기 최소 7∼10일 전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복용해야 한다.
뎅기열의 경우는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진단검사를 통해 손쉽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은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치명적’인 경우도 많다. 뎅기열은 전체 치사율이 5% 수준인데 조기 치료 시 사망률이 1%로 내려가는 반면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치사율이 20%에 이른다. 실제 지난달에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열로 감염돼 입원한 지 2일 만에 사망한 사례도 있다. 말라리아의 경우 중증은 간부전, 신부전, 의식장애, 혼수 등이, 치쿤구니야열은 뇌수막염, 심근염, 길랑-바레 증후군 등의 중증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모든 모기가 질병을 옮기는 것은 아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 뎅기열과 치쿤구니야열은 이짚트숲모기, 지카바이러스는 흰줄숲모기가 매개 역할을 한다. 이들 모기를 피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모기를 가릴 수 없는 만큼 ‘모든 모기’를 기피하는 것만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