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명 중 7명이 ‘공수처 잘 못하고 있다’ [심층기획-법조 미래를 묻다]

“그럭저럭 운영” 23% “잘한다” 3% 그쳐
존폐론 찬반 팽팽… “권한 강화를” 3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두고 변호사 10명 중 7명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수처 존폐론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대립했다.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에 내걸린 현판 모습. 공수처 제공

24일 세계일보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법조의 미래를 묻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공수처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부족하다’(218명·39.35%), ‘미흡하다’(194명·35.02%)는 답변이 많았다. 이어 △‘그럭저럭 운영하고 있다’(127명·22.92%) △‘잘하고 있는 편이다’(12명·2.17%) △‘매우 잘한다’(3명·0.54%) 순이다. 2021년 1월21일 공식 출범한 이래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황제 조사, 언론사 기자·야당 정치인 등에 대한 무차별 통신조회 등 잇따른 논란에도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공수처에 대한 법조계 내 부정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수처 존폐에 대해선 공수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173명·31.23%), ‘그대로 운영해야 한다’(88명·15.88%)는 긍정론이 ‘폐지해야 한다’(218명·39.35%)보다 많았다. ‘권한과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46명·8.30%)가 그 뒤를 이었다. 신생 수사기관인 만큼, 폐지나 축소를 말하기보다는 제도 정비를 통한 제대로 된 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변호사들은 공수처가 재정비,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성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이왕 설치한 것, 잘 운용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검찰의 불기소처분, 검찰·법원의 정치화를 견제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고견도 있었다.

 

법조계 전반의 현안과 미래를 다각도로 짚어 본 ‘법조의 미래를 묻다’ 설문조사는 세계일보 법조팀이 기획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가 실시했다. 지난 8월7일∼9월11일 한 달여간 서울변회 소속 회원들을 상대로 구글 폼을 이용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554명이다. 성별로는 남성 434명(78.34%), 여성 120명(21.66%)이다. 법조 연차별로는 △11∼20년차 169명(30.51%) △6∼10년차 154명(27.80%) △1∼5년차 134명(24.19%) △21년차 이상 97명(17.51%) 순으로, 10년차 이하 청년 변호사(288명)와 11년차 이상 중견 변호사(266명)들이 고르게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