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일가족 사망’ 초등생 딸·시어머니 타살 흔적

추락사 오모씨 제외 국과수 부검
‘외력 의한 경부압박 질식사’ 추정
경찰, 일가족 사망 이전 행적 추적

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에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추락사한 40대 여성의 딸과 시어머니가 타살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25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추락사한 40대 여성 오모씨를 제외한 가족 4명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오씨의 남편 함모씨와 시누이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오씨의 시어머니와 초등학생 딸은 모두 ‘외력에 의한 경부압박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경찰은 이 두 사람에 대해선 타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함씨와 그의 여동생과 함께 발견된 함씨의 모친은 목 부위에 외력이 가해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함씨 또는 여동생이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보고 이들의 사망 이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오씨의 딸은 경기 김포의 한 호텔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 당시 외상은 없었고, 이불을 덮은 채 반듯이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오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딸과 함께 호텔에 투숙했다가 그다음 날인 23일 오전 혼자 호텔을 나선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밖에 사망에 이를 만한 다른 특이손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약독물 등 추가 정밀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오전 7시29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오씨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오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이 동선을 따라간 결과 송파구 소재 빌라에서 남편 함씨와 시어머니, 시누이 등 3명이, 경기도 김포시 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이 각각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함씨와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사망한 빌라에서는 함씨와 여동생이 각각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는 채무·채권 문제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이 적혀 있었다. 오씨는 평소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가족과 지인 등 주변에 돈을 빌리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가상화폐나 주식과 관련된 금전 거래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일가족 사망과 살해 관련 제3자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함씨와 시어머니, 시누이의 죽음을 몰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사망 시점 및 가족 간 금전 관계 등을 추적 중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