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로 읽어보니 “개XX야”…이상민, 개딸 문자에 “천벌받을 것이오” 분노

응원메시지 가장해 욕설 문자 보내
이상민 “법치국가서 무슨 색출이냐”
비명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누리꾼에게 받은 문자메시지.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중심으로 가결표를 던졌을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을 향한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개딸에게 욕설이 담긴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당론을 반대해온 인물이다.

 

26일 이 의원 등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지지자 다수가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상민이 받은 응원 문자’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함께 첨부된 사진에는 개딸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가 이 의원과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이 담겼다.

 

게시글 작성자는 전날 오전 7시29분쯤 이 의원에게 다섯 줄로 “이상민님 응원해요♡ / 개딸은 무시해요! / 새로 창당해도 /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 야권의 희망이십니다.”라는 내용을 보냈다.

 

내용상으로는 마치 이 의원의 소신 행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에 이 의원도 2시간 정도 지나 “감사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이 작성자는 이 의원의 답장을 받은 직후 “세로로 읽어 보세요”라며 수박이 썰려 있는 사진을 함께 보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뜻으로 주로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을 지칭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 표현이다.

 

다섯 줄의 메시지 각 행의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이 XXX야’라는 욕설이 된다.

 

이 의원은 자신을 조롱하기 위해 보낸 메시지라는 것을 알아채고 “천벌받을 것이오”, “아예 끊어버릴게요” 등 답장을 보내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작성자는 재차 “생긴 대로 놀고 있네”라는 답장으로 조롱을 이어갔다. 해당 커뮤니티의 일부 누리꾼은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 의원을 향해 조소를 보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개딸 문자는 평소에도 많이 받지만, 처음에는 응원하는 쪽에서 보낸 문자인 줄 알고 ‘감사합니다’라고 보냈다”며 “사람을 함정으로 이렇게 멍청한 사람으로 만들고, 그걸 또 야비하게 조롱하며 장난하는 문자는 처음 받아본다. 자기네들 커뮤니티에까지 올려서 조롱할 줄은 몰랐다”고 한 매체에 전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지난 21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개딸’ 사이에서 가결표 색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 팬카페 등을 통해 ‘수박 명단’을 공유하고 문자 폭탄을 가하는가하면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찬반 여부를 묻고 기록하는 온라인 사이트도 생겨났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가 비명계 이원욱 의원 등의 지역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탈표 색출 작업과 좌표 찍기 등 무차별적 공격이 계속되자 “나는 부결표를 던졌다”는 취지의 인증 릴레이가 의원들 사이에 번지는 실정이다.

 

한편 이상민 의원은 개딸 누리꾼의 욕설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날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민주당 내에서 체포동의안 가결표 색출 언급이 나오는 데 대해 “민주 국가에서, 법치 국가에서 무슨 색출이냐”며 “여기가 나치 히틀러 시대도 아니고, 북한 김정은 정권 시대 사회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가결표 던진 의원들을)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과 똑같다고 말하는데, 대국민 약속을 지킨다는 게 무슨 나라를 팔아먹은 거냐”며 “지도부에서도 이 대표 팔아먹은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국회의원들은 이재명 ‘쫄따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고 총선을 치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속이 안 되길 바란다. 만약에 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면 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옥중 공천이라는 게 말이 되냐”며 “여기가 신흥 종교집단도 아니고, 민심의 결정에 따라서 좌지우지될 수 있고 퇴출도 될 수 있는 게 정치 세력들인데 국민들 무서워하지 않고 내 갈 길 간다고 생각하면 진짜 그거는 폭망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