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영승 교사가 호원초등학교에 근무하며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괴로워했을 당시 이를 방관한 학교 관리자들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이영승 교사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교 측이 이영승 교사의 연락처를 ‘페트병 사건’ 학부모에게 건네준 뒤 교사에게 “알아서 해결하라”라며 방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이 건과 관련해 한 학부모의 근무지인 지역 농협은 빗발치는 고객의 항의에 해당 학부모를 지난 19일 대기발령 조치했다.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의 아들이 다니는 대학교에는 자퇴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고,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에 동조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이러한 가운데 가해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하는 SNS 계정 운영자가 최근 A교장의 인터뷰 기사와 사진을 캡처해 올려 사적 제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26일 SNS 운영자에 따르면 A교장은 이영승 교사가 호원초에 근무하던 당시 교감을 맡은 인물로, 그가 현재 근무 중인 학교와 연락처, 사진이 SNS에 공개됐다.
A교장의 신상을 공개한 SNS 운영자는 “교육 당국은 철저하게 조사해 중징계 처분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또 A교장이 호원초에 있을 당시 함께 근무한 B교장의 이름도 공개됐다. B교장은 현재 퇴임했다.
학교 관리자들의 신상이 공개되자 교육부가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경찰은 이모 교사가 학부모에게 돈을 건넨 정황 등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이는 한편 돈을 받은 학부모 등 호원초 교사 사망과 관련 의혹을 받는 학부모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의정부경찰서는 경기도교육청의 ‘호원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고발인·진정인 신분으로 교육청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교육청은 학부모 3명을 이영승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날 경찰은 교육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학부모가 강요에 의해 이 교사에게 치료비를 지급받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했다.
경찰은 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추석 연휴 이후 학부모 3명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교사로부터 치료비 명목으로 매월 50만원씩 8개월에 걸쳐 400만원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 A씨는 “고인이 된 이 교사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진상조사 결과 이 교사가 A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건넨 것을 확인했다.
이 교사는 숨지기 전 A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아들의 치료비 명목의 악성민원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A씨의 지속적 연락과 민원을 가장한 괴롭힘에 못 이겨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50만원씩 8회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입금했다. 모두 이 교사의 사비였다.
하지만 A씨는 괴롭힘을 지속했다.
MBC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A씨는 이 교사로부터 400만원을 받은 지 한 달 뒤인 2019년 12월31일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OO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시간 되면 전화 부탁드린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군에 입대해 복무 중인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합의를 종용했다. 이 교사는 2018년 2월에 1번, 3월에 3번, 6월에 1번 휴가를 내고 5차례나 B씨를 만나야 했으며 복직 후에도 B씨에게 계속 시달렸다.
그런데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A씨는 수술을 통보하며 해당 교사에게 또다시 연락을 취했다.
“돈을 요구한 적 없다”면서도 교사가 보낸 돈은 받고, 직접 요구하진 않더라도 교사를 다시 압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 교사의 유가족은 A씨에 대한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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