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3선 홍익표 의원이 26일 선출됐다. 홍 원내대표는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당에 불어닥친 가결표 색출 움직임 등 강경 흐름이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날 사퇴 의사를 표한 우원식 의원을 추대하려 한 의원들이 홍 의원에게 표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어려울 때 힘든 자리를 맡았다”면서도 “제게 성원해주고 지지해주신 의원님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지신 모두에게도 감사드린다. 이제는 하나의 원팀”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이 대표와 함께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남인순 의원과 결선 투표를 거쳐 선출됐다. 남 의원 역시 친명계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 경선 캠프, ‘열린캠프’에서 서울 지역 광역선대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또 대표적인 당내 여성 정치인으로 2018년 전당대회에서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또 이번 원내대표 후보군 중 가장 강성 색채가 옅었던 터라 당 일각에서는 남 의원 역시 적잖은 표를 확보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한 분 한 분 의견을 잘 경청하겠다”며 “결정 과정에서는 원칙과 기준을 갖고 민주성과 다양성 바탕에서 결정하고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유능하게 갖겠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제가 제일 먼저 지겠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의원총회를 소집해 이 대표 실질심사 이후 당 운영 방향을 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당을 정비, 국가와 사회를 위한 비전과 대책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홍 원내대표와 김민석·남인순 의원, 후보직에서 물러난 우원식 의원은 선거에 앞서 4문장짜리 합의문을 작성했다.
합의문에는 △엄중한 시기에 당의 위기를 통합과 개혁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선거에 임한다 △위기의 순간 당대표를 중심으로 모인 단합에 대한 염원이 당의 운영에 반영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민주당과 이 대표를 지키고 윤석열정부 폭정에 맞서 민주주의 후퇴를 막아내겠다 △당선자를 중심으로 분열 없이 화합의 정신에 따라 내년 총선 승리와 당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민생을 지켜내는 최전선에 앞장서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등 일각에서 거론된 ‘포스트 이재명 체제’가 아닌 이재명 체제를 유지,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우 의원은 이날 합의문 작성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대위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홍 원내대표도 선출 직후 최고위원들과 만난 뒤 “이 대표 영장이 기각돼 뵙게 된다면 앞으로 당 운영과 관련되어서 대표님과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선거를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