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DS) 부문의 미주 지역 총괄(DSA)이 ‘주 3일 출근제’를 도입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수요가 몰리면서 반도체 인력난이 심화하자 파격적인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A는 최근 1주일에 3일만 사무실에 출근하고 나머지 근무시간은 재택 등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행했다.
삼성전자 DSA를 총괄하는 한진만 부사장은 최근 미국 ‘포브스’ 기고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한 글을 통해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을 밝히며 장점을 설명했다.
한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근무제는)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더 생산적일 수 있다”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개선, 직원·고용주 비용 절감, 출퇴근 시간 절약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 DSA는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원격 회의, 가상 협업 시스템 등에 대한 내부 교육을 실시해 원활한 업무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한 부사장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삼성 직원들은 100% 사무실에 있었다. 재택근무는 우리가 배워야 할 ‘새로운 근육’”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은 최근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실리콘밸리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치열한 인재 확보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전략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서 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을 대폭 늘리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서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대만의 TSMC는 인력 부족으로 2024년부터 운영할 예정이었던 애리조나 신규 공장 가동을 1년 미룬 상태다.
컨설팅 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030년 미국 내 반도체 인력 수요는 46만명에 달하지만 현장에선 6만7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부사장은 “우리는 직원들이 어디에서나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과 고용주, 직원의 기대치가 변화하고 있고, 그에 따라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