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질량 블랙홀 M87, 팽이처럼 흔들리며 회전” 최초 확인

천문연 포함 국제 연구팀 성과
23년간 전파 분석… 세차운동 판명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초대질량 블랙홀 ‘M87’이 팽이처럼 흔들리며 회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블랙홀이 회전할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으나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류가 블랙홀의 비밀을 하나 더 알게 됐다.

 

27일 천문연에 따르면 전 세계 45개 기관, 국내 연구자 23명을 포함한 79명의 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2000년부터 2022년까지 23년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자료를 분석했다. M87은 지구에서 54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로, 인류가 처음으로 촬영에 성공한 바 있다.

블랙홀과 제트의 세차운동 상상도. 부착원반과 수직 방향으로 제트가 방출되고, 중심축은 11년 주기로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연구진이 주변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과정에서 일부 에너지가 방출되는 제트의 방향을 분석해보니 제트는 일정한 폭을 가지며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제트는 11년 주기로 세차운동을 하고 있었다. 세차운동이란 회전축이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현상으로, 팽이가 도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제트는 블랙홀이 빠른 속도로 회전해야 발생하는 현상으로 추정해왔는데,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블랙홀의 회전을 파악하면 블랙홀의 질량이나 회전 속도, 중력장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천문·우주물리학계의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