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vs 이재명 ‘분당갑 빅매치’ 성사될까…安 “국민에게 정치적 판결 받아보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SNS에서 “저와의 경쟁 피해 인천 계양으로 도망갔다는 시각 대다수”
지난해 3월2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TV토론회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성남 분당갑을 꿰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곳 일대를 ‘정치적 고향’으로 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내년 총선에서 한 판 붙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27일 띄웠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대신해 인천 계양을에 출마, 여의도에 입성한 이 대표는 과거 자신과 안 의원의 지지율 비교에 ‘불리한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치 않는다며 다소 발끈했었는데, 안 의원 메시지대로 현재 지역구 인물과 정치적 뿌리가 있는 인물의 맞대결이 내년에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내년 총선에 분당갑에서 저와 정면승부를 통해 국민들께 정치적 판결을 받아보자”고 운을 띄웠다. 그리고는 “작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이곳은 당연히 이 대표가 출마할 곳이었는데, 저와 경쟁하는 걸 피해 인천 계양으로 도망가 당선되고 당 대표가 됐다는 비판적 시각이 대다수”라는 말로 이 대표의 속을 살살 긁었다.

 

다시는 자기를 피하지 말고 분당갑 정면승부로 국민에게 심판을 받아보자는 안 의원의 메시지는 보름 전 SNS에 올렸던 ‘사법부 판단을 받고 살아 돌아온다면 분당갑에서 붙는 게 정치인의 도리일 것’이라던 글과도 맥이 같다.

 

당시 한창 단식 투쟁 중이던 이 대표를 겨냥해 ‘불체포 호소 단식’을 중단하라면서, 안 의원은 “이 대표 범죄혐의는 전 국민이 알고 있다”며 “단군 이래 최대 비리인 대장동, 백현동 게이트와 대북 불법 송금의 피의자 신분이기도 하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이 대표) 본인 입으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한대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게 대한민국 국회 야당 대표가 보여야 할 자세”라며 몰아세우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보궐선거 후보 당시 “백두산에 오른 사람과 계양산에 오른 사람을 비교하는 것과 똑같다”며 분당갑에 후보로 나선 안 의원과의 지지율 비교 자체를 거부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난 이 대표는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후보는 상대 후보를 더블 스코어로 이기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상대 후보와 벌어지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 다소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평가는) 참 못된 프레임”이라며 “지지율과 구도 차이가 있는데 결과치로 비교를 하나. 사람 키의 차이가 아니고 산의 높이 차이다. 상식을 갖고 문제를 바라보기를 국민의힘에 요청한다”고 말했었다.

 

안 의원보다 불리한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양측의 지지도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민주당은 기자들에게 두 사람이 각 지역 정당 지지율 대비 얼마나 높은 후보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당시 자료를 토대로 안 의원은 분당갑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의 1.12배에 해당하는 후보 지지율을 받지만, 이 대표는 민주당 지지율의 1.23배만큼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