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커피의 날’… 환경 지키며 커피 마시는 방법은?

커피는 하루 20억 잔이 소비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음료 중 하나다. 

 

미국커피협회(NCA)에 따르면 미국인의 67%는 매일 커피를 마시는데, 이는 매일 물을 마신다는 사람보다 많았다. 전통적으로 차를 즐겨 온 영국에서도 올해 8월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의 설문에서 정기적으로 커피(63%)를 마신다는 사람이 차(59%)를 마신다는 사람보다 많았다.  

 

하지만 향긋한 한 잔을 위해 지구 환경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 대규모 관개 농사로 재배되는 원두 1000㎏에는 1만1400㎏의 물과 270㎏의 질소계 비료를 포함한 총 900㎏의 비료가 들어간다. 아랍에미리트 일간지 더내셔널에 따르면 질소계 비료는 커피 재배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의 핵심으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한다.

 

매년 10월1일은 ‘세계 커피의 날’이다. 커피를 세계에 알리고, 커피 관련 현안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국제커피기구(ICO)가 제정했다.

 

전 세계 커피 전문점의 할인 행사도 눈길을 끌지만, 지금 커피 업계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커피’에 대한 고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9년 6월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매장에 볶은 커피콩이 전시돼 있다. 보고타=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커피 브랜드, ‘탄소 중립’ 노력

 

커피 생산이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나름대로의 상쇄 방안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후 변화 저항성을 갖춘 커피나무 품종 6종을 새로 개발해 전 세계 농부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 품종은 기후변화로 인해 중미지역에서 번지고 있는 ‘커피 녹병’에 저항성을 갖췄고, 높은 수확량을 가져 커피 재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이 같은 활동이 2030년까지 원두 생산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커피 체인 블루보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2024년 탄소 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하고, 남은 배출량에 대해서는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상쇄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 네슬레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탄소배출량을 2018년 최저치 수준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7월에는 “더 이상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한 상쇄에 의존하지 않겠다”며 자체적인 배출량 감축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탄소 발자국 줄이려면 ‘캡슐·인스턴트 커피’가 낫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가정에서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늘면서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캡슐 커피는 추출 방식의 간편함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지만,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가 남는 점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지만 올해 1월 캐나다 퀘벡대 연구에 따르면 캡슐 커피는 탄소배출량 면에서 다른 커피 제조 방식보다 지구에 덜 해롭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연구진이 원두 생산부터 폐기물 매립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전통적인 드립(필터) 커피가 다양한 제조 방식 중 가장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한 잔의 탄소배출량 40∼80%는 원두 수확 및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데, 드립 필터 커피는 한 잔을 만드는 데 드는 분쇄 커피의 양이 더 많고 물을 데우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탄소배출량이 높은 방법은 프렌치 프레스로, 마찬가지로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드는 커피의 양이 많기 때문이었다.

 

커피 캡슐은 세 번째로, 앞선 방법들에 비해 캡슐 한 개당 11∼13g의 커피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스턴트 커피가 커피를 덜 사용하고, 커피 메이커가 아닌 주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커피를 만드는 방법 중 가장 환경친화적이라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 저자 루시아노 비아나 연구원은 “(캡슐 커피는) 우리의 인지적 편견을 깨는 좋은 예시”라고 BBC방송에 전했다.

 

비아나는 “결국 재배 과정이 가장 환경을 많이 파괴하는 것”이라며 업계 전반에 걸친 탄소배출량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차원에서는 커피 소모량을 줄이고 물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