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왼손으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류현진, 1일 새벽 탬파베이 상대로 선발 등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자신의 손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기회를 잡았다. 상대는 직전 등판에서 4.1이닝 5실점으로 부상 복귀 후 최악의 투구를 하게 했던 탬파베이 레이스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기회인 셈이다.

 

류현진은 10월1일(한국시간) 오전 4시7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의 시즌 마지막 등판은 당초 30일로 예정됐다. 그러나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에 마운드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 하루 밀렸다. 30일 등판한 일본의 기쿠치 유세이는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버텼고, 토론토는 11-4로 승리했다.

 

등판 날짜 조정으로 류현진은 더욱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가게 됐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장 중 1장은 97승63패를 거둔 탬파베이가 확보한 상태다. 남은 2장은 토론토를 비롯해 텍사스 레인저스(89승71패), 휴스턴 애스트로스(88승72패), 시애틀 매리너스(87승73패)까지 4팀이 경쟁 중이다.

 

현재 89승71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인 토론토는 최소 와일드카드 3위를 확보하기 위한 매직 넘버는 단 1이다.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하거나 와일드카드 레이스 4위인 시애틀이 2경기에서 1경기라도 패하면 자동으로 확정된다.

 

네 팀의 관계는 복잡하게 꼬여있다. 가장 불리한 것은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1,2일 텍사스와의 연전에서 모두 이겨도 확정이 되지 않는다. 텍사스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기더라도 텍사스와의 상대전적에서 5승8패로 밀리기 때문에 휴스턴과 토론토의 전적을 지켜봐야 한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인 텍사스는 간단하다. 매직넘버가 1이다. 1승만 하면 된다. 시애틀에 2연전을 내주더라도 탈락은 아니다. 휴스턴과 토론토의 전적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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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역시 매직넘버는 딱 1이다. 1승만 거두면 자력으로 와일드카드 3위는 확보한다. 다만 애리조나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하고, 시애틀이 전승하면 와일드카드 4위가 되어 탈락한다.

 

류현진이 설사 지난 등판 때처럼 부진하고 토론토가 패하더라도 포스트시즌 탈락이 결정되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 지난 경기의 부진을 떨쳐내는 호투를 선보이면 자기 손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의 왼어깨와 왼팔에 많은 것이 달렸다.

 

게다가 이번 등판은 어쩌면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의 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또 다시 FA 자격을 획득한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성공이라 하기도, 실패라고 하기도 어중간한 성적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팀 선발진의 기둥으로 맹활약하며 토론토에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선사했다.

 

2021년엔 14승 10패로 두 자릿수 승리는 올리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37로 다소 흔들렸다. 그래도 시즌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젊은 투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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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에 꼬였다. 단 6경기만 등판한 상황에서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아웃됐고, 14개월 간의 고된 재활 과정을 거쳐 올해 8월에 복귀했다. 복귀 후엔 팀의 보호를 받으며 던지느라 이닝이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3승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여전히 빅리그에선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해도 류현진은 3전 2승제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30일 선발 등판 차례에서도 기쿠치에 밀린 것을 보면 현재 류현진의 토론토 선발진 내에서의 입지는 5선발이다. 5전3승제인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선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을 불펜요원으로 기용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로스터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등판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제 손으로 확정할 기회뿐만 아니라 디비전시리즈, 나아가 챔피언십 시리즈에 류현진을 선발로 등판시킬지를 가를 등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