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홍빛' 한우 샀는데 '기름 덩어리' 한우 배송… ‘눈속임’ 선물 세트 논란

주부 김모(49)씨는 최근 A백화점에서 구입한 한우고기를 보고 한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백화점 정육코너에 진열된 선홍빛 빛깔의 한우고기와 달리 기름 덩어리 일색이었던 것이다. 김씨는 “백화점에 진열된 한우고기의 빛깔이 너무 좋아 시댁과 친정집, 우리집으로 각각 배송을 의뢰했다”며 “하지만 집으로 배송온 한우고기는 백화점에서 본것과는 전혀 다른 (기름 덩어리) 고기가 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부 김모씨가 백화점에서 구입한 한우고기에 하얀 기름 덩어리가 끼어 있다. 독자 제공.

추석을 맞아 백화점 선물세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고객이 의뢰한 선물세트와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 배송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1일 업계와 소비자들에 따르면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눈속임’ 선물세트 판매가 도를 넘고 있다. 선물을 보낸 의뢰인과 받는 사람이 어떤 제품이 배송되고 받는지를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선보이는 부위별 한우고기는 최상품이다. 이런 최상품을 대량으로 구성할 수는 없다”며 “한우소의 크기와 체질, 근육질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기업 대관 담당자는 “백화점 등에서 금액대별 선물세트를 선별해 대량으로 배송을 의뢰한다”며 “의뢰한 상품이 정확하게 배송되는지 일일이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유통업체를 믿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백화점 상품과 소비자가 받아보는 상품이 다른 이유가 뭘까.

 

고객이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입했지만, 상품을 구성한 주체는 입점업체다. 백화점은 상품을 판매한 금액대별 수수료만 챙긴다. 입점업체는 백화점에 납품한 상품의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 외부시설에서 제작한 뒤, 택배업체에 배송을 맡긴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백화점은 입체업체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 뒤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며 “백화점 상품에 문제가 있다면 소비자가 백화점을 신뢰하고 구매한 만큼 백화점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