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연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2일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총 사업비 6조6743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한다.
국토부는 오는 11월까지 총 사업비 협의가 마무리되면 연내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제주 제2공항 총 사업비는 2015년 10월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4조8700억원이었다.
2019년 국토부 기본계획안에는 5조1278억원, 지난 3월 국토부가 공개한 기본계획안에서는 6조6743억원으로 늘어났다.
국토부는 7년 만에 총 사업비가 1조8043억원 증가한 요인의 90%는 물가 상승을 꼽았다.
나머지 10%는 사업내용 추가로 발생했다. 물가 상승에는 건설자재비·지가·인건비 인상 요인이 포함됐다.
공항시설법에 따르면 공항 건설은 5년 단위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통과한 뒤 총 사업비가 확정돼야만 기본계획을 고시할 수 있다. 설계를 하기 전에는 실시설계가 고시돼야 한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는 장기 계획에 머물렀던 사업을 법적 근거에 따라 실제적으로 사업을 착수할 수 있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제2공항 전체 설계비 약 2000억원 중 내년도 설계비로 173억원을 편성했다.
국토부가 지난 3월 공개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는 미래 항공수요를 대비해 공항이 설치된다.
2055년 기준 제주지역 항공여객 연 4108만명 중 1992만명(48.5%)을 제주 제2공항에서 수용한다. 화물은 연간 12만t을 처리한다.
서귀포시 성산읍 550만6000㎡ 부지에 활주로 1본(길이 3200m·폭 45m), 유도로 2본, 계류장(항공기 44대 수용), 국내·국제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주차장(3432면) 등을 조성한다.
이와 별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쇼핑시설(면세점), 숙박시설, 컨벤션센터, 복합문화시설, 교통센터, 렌터카하우스, 친환경·항공산업 클러스터(협력단지)가 들어선다.
제주도는 국토부에 제시한 제주 제2공항 의견에서 개발이익을 도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공항운영권 참여 등 상생지원 대책과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지원 근거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전날 기자의 질문에 “연말쯤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사업 착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제주도가 요구하는 면세점을 포함한 공항 운영권 참여 방안을 고시에 넣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고시 후 환평·실시설계 등 개항까지 8년 걸릴 듯
국토부는 기재부 협의가 끝나면 항공정책위원회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고시하게 된다.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실시설계 절차가 진행된다.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 비용의 경우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173억원을 활용하게 된다.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 조사 과정에서 제주도 의견에 제시된 △항공수요 예측 적정성 △조류충돌 위험성과 법정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 지역 보전 △숨골 보전가치 △제2공항 부지 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 5가지 사안을 포함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기간은 1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굴의 존재 가능성 등 쟁점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환경영향평가 조사가 끝나면 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토부는 관계부서와 협의를 거쳐 실시설계를 고시하고, 보상과 착공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가 문제없이 진행될 경우 개항까지 8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 건설은 통상 착공 후 5년 걸린다.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은 2015년 입지 발표 이후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찬반 모두가 인정할 만한 검증을 꼽았다.
오 지사는 최근 방송 대담에서 “공항 관련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나 지역 주민의 참여를 철저히 보장해 나가겠다”며 “제대로 된 검증은 찬성 측이나 반대 측에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