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트럼프 당선되면 모든 것 바뀔 것”

“한국 등과 동맹 관계 덜 중요하게
좋은 조언할 참모 트럼프와 일 안 할 듯
중국이 북·러 무기 거래 제지하면
미·중 관계 개선 제스처 될 것”

“트럼프가 당선되면 모든게 바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동서센터 한·미 언론 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만난 빅터 차 한국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 한국 등과의 동맹 관계를 덜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재정립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시행정부에서 일한 차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시설 타격 전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에 반대하다 내정이 철회된 바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참모가 그를 도와줄 수 있느냐가 문제지만, 두번째 당선되면 그런(좋은) 사람들이 (외교분야에서) 아무도 트럼프를 위해 일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1기 행정부의 많은 외교분야 참모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났다는 것이다. 반면 그는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현재의 정책이 일관성있게 유지될 것으로 봤다.

 

차 석좌는 북한에 대해서는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김정은이 푸틴을 만나면서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식량만을 위해 러시아까지 기차를 타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푸틴이 북한에 미사일·위성 기술이나 핵잠수함 기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등을 전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점에서 차 석좌는 중국의 역할론을 거론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제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국(미·중) 관계를 개선하는 제스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에 갔고, 중국 쪽에서 워싱턴에 오지는 않지만 미국이 오는 것은 막지 않는다”며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지만 미국의 양보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이팩(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그는 “중국은 대만에서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총알 한 알 발사하지 않고 흡수하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에서의 정찰이 강화되고 있어서 (이와 관련한) 미·중 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