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상가 분양 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전국의 상가 분양 물량은 총 1만452개 점포로 2022년(2만4511건)에 비해 절반을 밑돌았다. 상가 분양 물량은 2021년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저금리로 인한 투자용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4만1879건으로 급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분양 점포 수가 2만4511개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1만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식산업센터의 물량이 크게 줄었다. 대출 제한이 적고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2019년 분양 상가가 1563개에서 2020년 4031개까지 늘었다가, 금리가 급등한 지난해 1657개로 급감했다. 올해는 9월 말 현재까지 분양된 지식산업센터 상가가 71개에 그친다.
복합쇼핑몰 분양 물량도 2021년 1884개에서 지난해 214건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분양물량이 0건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로 인해 상가 투자의 핵심인 레버리지 효과가 감소하고, 경기 둔화로 공실 위험까지 커지면서 상가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임대 사업 목적의 투자 수요가 줄면서 공급도 감소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지식산업센터와 공공택지 내 새 아파트 단지 상가 역시 빈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2분기 임대동향 조사를 보면 전국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와 비교해 중대형 상가가 0.03%, 소규모 상가 0.14%, 집합 상가는 0.11% 각각 하락했다.
또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가 13.5%로 전 분기 대비 0.2%포인트, 소규모 상가는 6.9%로 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수익은 떨어지고 공실은 늘고 있는 것이다.
상가는 경매 시장에서도 외면 당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상가 경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16.60%로 2020년 5월 14.3%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63.3%로 2019년 1월(47%)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 수요가 들어오고 있지만 기존에 공실이 많았던 명동, 동대문 등지의 상가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금리도 다시 오르는 추세여서 상가 시장의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