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내내 여야는 거친 여론전을 펼치며 민심 확보에 총력을 쏟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등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반전을 꾀했다.
국민의힘은 법원이 이 대표의 위증교사 등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며 ‘민주당 사법리스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추석 민심’이 이듬해 총선 결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2016년 20대 총선을 제외하고 추석 민심에서 우위를 점하는 당이 이듬해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하는 경향이 엿보였다.
가장 최근 사례인 21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2019년 추석 연휴 직후 발표된 한국갤럽 9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8%,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24%로 민주당이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듬해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 180석(비례용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포함)을 차지하며 절대 다수당으로 등극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103석(비례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포함)을 얻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추석 민심=총선 결과’의 법칙은 18·19대 총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2007년 추석 연휴 직후에 발표된 리얼미터 9월 넷째 주 조사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51.7%, 대통합민주신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19.6%의 지지율을 받았다. 이듬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153석으로 과반 의석을 얻으며 추석 민심을 그대로 이어갔다.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차지했다.
2011년의 경우 추석 연휴 직후인 리얼미터 9월 둘째 주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33.9%, 민주당 23.9%로 집계됐다. 그리고 이듬해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을 얻었다.
다만 예외 사례도 있다. 2016년 20대 총선이다. 2015년 추석 연휴 직후에 발표된 한국갤럽 10월 첫째 주 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41%로 21%를 받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보다 지지율이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이듬해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122석으로 더불어민주당(123석)보다 한 석 적었다. 게다가 제3정당인 국민의당이 38석를 차지하며 새누리당은 소수여당으로 전락했다. 이는 당시 새누리당이 총선을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 ‘옥새 파동’으로 표현된 극심한 공천 갈등을 벌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