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명에 가까운 이탈리아 제3의 대도시 나폴리에 화산 폭발 공포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이 지역에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두번이나 발생한 탓이다.
이탈리아 국립지구물리화산연구소(INGV)에 따르면 이날 나폴리 남부 지역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소방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건물에 약간의 피해가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비슷한 지역에서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지진 역시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멀리 로마까지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다. 규모 4.0이 넘는 두 차례의 강진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작은 지진이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연속된 지진이 화산폭발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나폴리는 대도시로는 이례적으로 폭발 가능성이 있는 화산 주변에 도시가 자리하고 있다. 나폴리에서 불과 11㎞ 밖에 떨어지지 않은 캄파니아 지역에 위치한 화산지대 ‘캄피 플레그레이’가 문제의 장소다. 이 화산의 마지막 분출은 153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분출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어 이탈리아 남부 최대 도시인 나폴리의 잠재적 위협 요소로 꼽혀왔다.
그런데 최근 나폴리만과 이스키아 및 카프리섬 주변 200킬로미터에 걸쳐 있는 캄피 플레그레이 인근 화산지역의 지진 활동이 올해 들어 활발해졌다. 일반적으로 지진은 화산 폭발의 전조로 해석되는데 올해 들어 이 지역에서 무려 2868회의 크고 작은 지진이 감지됐다. 특히 8월에만 1118회의 지진이 감지돼 우려가 더 커지는 중이다.
캄피 플레그레이는 1983년과 1984년 사이 지반이 무려 3.5m나 상승한 적이 있지만 다시 지반이 가라앉으며 폭발 위기를 넘긴바 있다. INVG의 책임자인 카를로 도글리오니는 규모 4.2 지진 발생 직후인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정부 환경위원회에 출석해 “캄피 플레그레이 화산 사태와 관련해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면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1983~1984년처럼 지진 위기가 끝나는 것이지만 1538년과 유사한 폭발이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산 폭발에 대비해 INGV는 나폴리 지방 정부에 화산과 가까운 지역 일부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근본적 구조 손상이 있을 수 있는 건물이 밀집한 장소 등을 사전에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문제의 구조물들 대부분은 대부분 지난 20년 동안 지어진 것들이다. 이탈리아 시민보호국은 지진 발생 지역 인근의 위험 지역인 ‘옐로우 존’에 최소 80만 명, 더 큰 위험이 가능한 최고 위험지대인 ‘레드 존’에는 5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