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28일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의 한 분식점은 떡볶이 등을 사는 이들로 북적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다녀가 널리 알려진 이곳은 블로그 후기가 끊이지 않았다. 10여분간 지켜보는 동안 자녀와 같이 온 30~40대 부모와 1인가구로 보이는 손님이 주로 눈에 띄었다. 여기서 100여m 떨어진 다른 분식점은 유명 유튜버가 어묵 수십인분을 먹은 곳으로 유명하다.
◆가격은 저렴한데 마케팅은 열세
서울시의 지난 2월 말 통계 기준 점포 150여개가 입점해 ‘골목형’으로 분류되는 복조리시장의 면적(1만3189㎡)은 시내 전통시장 총 360곳 중 75번째로 넓다. 암사종합·둔촌역·고분다리·명일역·성내를 포함한 강동구 6개 전통시장 중 최다 점포가 들어섰다.
◆‘특성화시장 사업’으로 발전 이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박성효)의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은 복조리시장 상인의 이 같은 고민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복조리시장은 지난해 12월 특성화시장 육성사업 중 하나인 ‘문화관광형 시장’ 대상에 선정돼 내년까지 2년간 국비와 지방비 각각 50% 비율로 최대 10억원의 지원을 받는다.
복조리시장의 한 상인은 “아무래도 시장 발전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복조리시장은 카카오와 공단이 함께 진행하는 ‘우리 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 하반기 공모 사업인 ‘시장 대표 톡 채널 지원사업’에 시범 선정되어 시장 특색을 살린 톡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고객과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상인들은 디지털 교육을 받고 온라인 판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소비자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 이 시장에서는 지류나 모바일,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을 통해 편리하게 식자재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특히 충전식 카드형은 기존 사용하던 카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울러 10% 할인까지 적용되고, 50%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감성 살린 포차로 방문객 증가
복조리시장은 또 문화관광형 사업의 하나로 지난 8월16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매주 1회씩 총 4회에 걸쳐 ‘수고했어, 오늘도’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수요 야시장을 열고 고객 사로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야시장 참여 매장에서 먹거리 등 1만원 이상 구매객에게 맥주나 빙수 교환권을 주는 포차 콘셉트 프로그램엔 전체 점포 절반에 가까운 65개가 참여해 활성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포차 1주차 방문객은 894명이며, 2회차는 우천으로 560명으로 줄었으나 3회차에 618명으로 올라선 데 이어 마지막 회차인 4회 때는 900명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공단 관계자는 “조명과 추억의 소품으로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MBTI에 따른 메뉴 추천이나 Y2K 감성에 맞춘 디자인이 포차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