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기부, 카카오·네이버에서도 가능할 듯

행안부, 지정기부·외국인·민간플랫폼 허용 검토
제주도의회 정책토론회 “관계인구 늘리는게 중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지정기부와 민간플랫폼, 외국인 기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마련 정책 토론회에서 이호섭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부장은 “올해 처음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고향사랑e음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라며 “행정안전부가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 등 민간 기부플랫폼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지정기부를 도입하기 위해 기부 플랫폼 시스템을 개편하고, 외국인 기부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5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서 제주도·제주도의회(행정자치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연구원이 주관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마련 정책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행안부는 11월이나 12월에 시스템 개편을 마무리하고 안정성을 점검한 뒤 이르면 연내에 지정기부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행안부가 운영을 위탁한 고향사랑e음 사이트이외의 민간 기부 플랫폼 허용은 법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고향사랑기부제와 비슷한 고향납세제도를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기부자가 기부금이 사용될 사업이나 분야를 지정할 수 있게 한다. 지정기부제 도입 후 기부액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기부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기부금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행안부는 지정기부의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기부자가 사용처를 지정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고향사랑기부금에관한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다.

 

노수동 ㈜공감만세 연구소장은 “‘관계인구’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가 중요하다”라며 “지자체들이 기부자가 지정기부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업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인구는 일회성 관광인구보다는 깊지만 정주인구보다는 약한 관계를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일본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의 지정기부 유형은 지역과제형, 광역제휴형, 재난재해지원형으로 나뉜다. 우리도 재난재해 지원을 고향사랑기부제로 해결할 수 있다”라며 “답례품 또한 ‘스타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기부자들의 지역 방문, 체류로 2·3차 소비를 끌어낼 수 있는 체류형 답례품을 늘리는 것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남운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군·구 단위로 기부 가능한 타 지역과 달리 제주(특별자치도)는 단일한 ‘제주’ 단위로만 기부가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라며 “제주시·서귀포시 단위로도 기부를 받을 수 있다면 선택 폭이 증가해 제주도 전체 입장에서는 증가하면 증가했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제주 외 기부자 중 49.7%가 기부가능 지역이 확대될 경우 확대지역에 기부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제주도는 9월 말 현재 고향사랑기부액은 4300여 명이 참여해 6억여 원이라고 밝혔다. 당초 목표액 40억원을 크게 밑돌고 있지만 전국 최상위권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연말 정산이 도래하는 11∼12월에 기부 참여가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