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뎅기열로 올들어 1000여명 사망…"이상기후 영향"

다카=AFP 뉴스1 제공

 

방글라데시에서 뎅기열이 확산하며 사망자 수가 1000명이 넘었다. 지난해보다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보건 서비스국은 올해 뎅기열 환자가 21만명을 넘었으며 사상 최대인 사망자 103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에만 7만960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396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사망자 281명보다 약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뎅기열은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열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동반하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염되며, 이 질병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방글라데시에서 뎅기열은 대체로 우기인 7∼9월에 감염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올해는 4월 말부터 계속해서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 과거에는 수도 다카와 같이 2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인구가 밀접한 도심에서 주로 뎅기열이 발병됐으나, 올해는 농촌 지역을 포함하여 전국의 모든 지역으로 빠르게 감염이 확산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뎅기열 환자가 지속적으로 확산해 국가의료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고 병원들은 환자들을 돌볼 병상과 직원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뎅기열 발병 건수는 10월에 정점에 도달한 뒤 대부분의 사망자는 11월에 기록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올해 뎅기열은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여러 대륙의 국가들에서도 기승을 부렸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환자 수가 급증했다.

 

과학자들은 높아진 기온과 잦은 폭우로 우기가 길어져 뎅기열을 옮기는 에데스 모기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진 것을 원인으로 설명했다.

 

기후 위기가 심화되며 뎅기열, 지카, 치쿤구니야, 황열병과 같은 모기 매개 질병이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인류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CNN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