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앞두고 여론조작·가짜뉴스 대책 마련 시급하다

‘다음 중국 응원’ 매크로 조작 정황
이재명 대선 전날 가짜뉴스 유포
여야, 정쟁 자제하고 지혜 모아야
지방선거 D-1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가초등학교 다목적 강당에 설치된 가락본동 제4투표소에서 관계자가 취재진 요청에 기표 도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5.31 mon@yna.co.kr/2022-05-31 15:55:56/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부와 국민의힘은 어제 당정협의회에서 국제적인 디지털 질서를 규정한 ‘디지털 권리장전’과 관련해 사용자의 이용권도 보장해야 하지만 가짜뉴스와 정보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중 남자 축구 8강전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의 클릭 응원 조작 사건을 언급하면서 디지털 권리장전에 가짜뉴스와 정보 조작을 방지할 근거가 담겨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가짜뉴스 때문에 1년에 30조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니 그런 부분을 보완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음의 한·중 축구 8강전 응원 클릭에서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 조작 정황이 나왔다.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가 당시 응원 클릭 2294만건의 IP 주소를 확인한 결과 네덜란드 1곳 주소에서 1539만건, 일본 주소 1곳에서 449만건의 클릭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의 여론 조작 취약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다. 스포츠경기 응원이라고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불순한 세력이 선거 등에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말란 법이 없다. 2017년 대선에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경험하지 않았나. 한덕수 총리가 여론 왜곡 조작 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한 건 너무도 당연하다. 신속히 실태를 파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가짜뉴스 차단도 ‘발등의 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대선 전날인 3월 8일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을 담은 뉴스타파의 가짜뉴스를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475만명에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시간 후에 친민주당 성향 언론사들이 잇따라 인용 보도했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번졌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작과 가짜뉴스는 극단적인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독버섯으로 방치해선 안 된다. 가짜뉴스의 온상인 유튜버 등 1인미디어도 제재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둬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해 그럴듯하게 만든 가짜뉴스와 여론 공작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뻔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우리로선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응원 조작 사태의 진상을 밝혀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엄중 처벌해야 마땅하다. 여야는 정쟁과 선거에 이용하려 할 게 아니라 재발방지책 마련에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