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후 고금리, 강달러 여파에 충격을 받은 국내 증시가 미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진정세에 따라 5일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 당국은 금융사들에 자금 여력 확보를 당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09포인트(0.09%) 하락한 2403.60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6.38포인트(0.79%) 내린 801.02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0.63% 상승하며 2420선을 잠시 회복했으나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점차 강해지면서 오후 들어 2400선에 내려앉았다. 미국 뉴욕증시가 간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0.39%, 나스닥 지수 1.3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0.81%로 각각 상승 마감했으나 국내 증시는 급락세를 진정하는 데 그쳤다.
최근 급등한 미국 국채와 강달러 기조는 이날 주춤했다. 전날 16년 만에 최고치(4.8%)를 찍은 미국 10년물 금리는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팅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고용과열 완화 기대감에 4.7%대로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0원 하락한 1350.5원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84.22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01달러(5.6%)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금융 당국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자금시장 점검을 당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투기적 거래로 외환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고 필요시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 등도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단기 자금시장 동향에 대한 일일 점검체계를 강화하고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금융사들이 자본 여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지도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