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230-235로 져 은메달 엘리트 출신 선수와 합작 의미 여자 컴파운드 단체도 銅 추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기에 대중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양궁 컴파운드는 기계식 활을 다룬다. 덕분에 활시위를 당기기 위해 어깨에 걸리는 힘이 적게 들어 엘리트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궁사들도 쉽게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대표팀의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도 불과 7년 전 취미로 처음 활을 잡은 동호인 출신이다. 지난 4일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에서 소채원(26·현대 모비스)과 은메달을 수확했던 주재훈이 이번엔 전문 선수 출신인 남자 동료들과 또다시 은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남자 컴파운드 양궁 대표팀의 주재훈과 양재원(26·상무), 김종호(29·현대제철)는 5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컴파운드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230-235로 져 대회 2연패에 실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비록 ‘금빛 명중’엔 실패했지만, 이번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은메달은 엘리트 선수 출신과 동호인 출신이 합작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이는 주재훈보다 어리지만 사실상의 ‘주장’ 역할을 한 김종호는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최다 메달(금3 은1 동2)을 보유한 한국 컴파운드 양궁의 ‘에이스’다. 2018년 울산남구청에 입단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양재원은 ‘차세대 에이스’다.
주재훈은 대학생이던 2016년 양궁 동호회에 가입했고, 스승 없이 유튜브 등을 통해 독학으로 실력을 갈고닦았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두 아들을 둔 가장인 주재훈은 다섯 번의 도전 끝에 국가대표 선발전의 벽을 뚫었다. 주재훈의 선전으로 이제 더 많은 동호인들이 국가대표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주재훈은 “우리 민족은 원래 활 잘 쏘는 민족”이라면서 “활을 잘 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참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남자 단체전에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에선 동메달을 수확했다. 소채원과 오유현(34·전북도청), 조수아(22·현대모비스)로 팀을 꾸린 한국은 준결승에서 대만에 패한 뒤 3위 결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232-229로 물리쳐 3위에 올라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리커브 선수 출신인 맏언니 오유현은 어깨부상 뒤 자신의 컴파운드로 이끈 스승 박성현 전북도청 감독에게 금메달 약속을 못 지켜 아쉽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