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현역이냐’, ‘친박이냐’, ‘친윤이냐’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유독 이목을 끄는 경북내 지역구가 있다. 바로 경북 경산이다. 이 곳은 현역인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다. 이곳엔 과거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지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조지연 행정관 등 보수진영 후보가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공천 ‘꿀잼’ 지역구로 손꼽히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윤 의원은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부의장,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위원장, 원내부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현역이자 당협위원장인 윤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틀림없다. 다만 초선의원으로 당내에서 미디어 관련 현안들을 주로 챙기다 보니 지역 내에서 뚜렷한 고용 창출 및 사업 관련 결과가 미흡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지역 내에선 최 전 부총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국정농단 수사로 4년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석방됐는데 자신이 4선을 지낸 경북 경산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는 후문이다.
여전히 지역 내 정치기반을 확보한 최 전 부총리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바로 국민의힘 중앙당의 입장이다. 최 전 부총리 등장이 국민의힘 입장에선 그다지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차기 총선의 승부처가 중도층과 수도권인 상황에서 친박계와 국정농단이란 키워드를 소환될 경우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 전 부총리의 경우 이미 4선으로 차기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국회의장과 선수를 나란히 하는 5선급 의원으로 무게감이 크다.
하양읍 출신으로 30대 중반인 조 행정관은 초·중·고·대학을 지역에서 나온 토박이로 박근혜 경선 후보 청년보좌역, 청와대 4년, 중앙당 부대변인 등 중앙 정치 무대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다. 다만 윤 의원과 최 전 부총리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과 여전히 지역 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경산에서 효림그룹을 운영했던 기업인 출신의 비례대표 한무경 의원까지 가세하면 4파전이다.
경북 지역의 한 지자체장은 “경산의 경우 현역인 윤 의원에 여전히 지역구 기반을 가진 최 전 부총리, 조지연 대통령실 행정관까지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된다“며 “공천이 곧 당선인 상황에서 모든 후보가 사활을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박 vs 친윤, 최대 다수 후보 격전지는 ‘포항’
그렇다면 경북 지역에 총선 출마자들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포항이다. 포항남·울릉에서는 현역인 김병욱 의원과 이상휘 세명대 교수, 최용규 변호사, 최병욱 국토교통부 노조위원장,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장경식 전 경북도의회 의장,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포항북에는 김정재 의원의 3선 달성에 관심이 쏠리며 강훈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과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윤종진 국가보훈부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 중 포항북에선 김정재 의원과 강훈 대통령실 국정홍보 비서관이 경쟁이 사실상 본선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에선 함구하는 분위기지만 지난 총선 당시 전략공천으로 내정까지 됐던 강 비서관이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걸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강 비서관이 본격적으로 총선이 나설 경우 내세울 것은 윤심이다. 포항고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조선일보 입사 후 2017~2019 TV조선 탐사보도부 부장, 조선일보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는 윤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홍보 부분 역할을 담당하면서 언론 담당 최측근으로 통했다.
비록 윤석열 캠프 경북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지만, 현역인 김정재 의원의 경우 과거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꼽혔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처음 입성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전희경 의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강덕 포항시장과의 공천 갈등을 비롯해 잇따른 구설수들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당시 이 시장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며 지지세를 유지했는데, 이때 김 의원의 주도로 단체장 교체지수라는 잣대를 대여 축출하려 했다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지역언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 다시 출마한다면 지지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질의한 결과, 지지하지 않겠다(46%)는 답변이 지지하겠다(33%)는 답변을 큰 차이로 넘어섰다. (데일리리서치, 7월 10일부터 11일, 포항시 북구에 거주하는 만18세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