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범’ 최원종, 혐의 모두 인정…변호인 정신감정 신청 [사건수첩]

최원종 변호인 “조현병 발병 가능성” 강조
檢, 사건 동영상 증거물 “충격적”…공개 보류
유족 “법 약해지면 안 돼”…엄중히 처벌 호소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범’ 최원종(22)이 자신의 혐의를 법정에서 모두 인정했으나 변호인 측이 범행 당시 정신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검찰은 범행 당시 동영상을 증거물로 확보했다며 유족이 참석한 재판에서 공개할지를 고민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2차 재판에서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최원종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서현역 흉기 난동'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 8월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종은 지난 8월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인근에서 모친의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에서 9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차에 치인 60대 여성과 20대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최원종의 변호인 역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조현병이 의심될만한 정상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그는 “2020년 조현성 성격장애로 진단받은 적이 있는 피고인이 망상증세 속에 범행한 것으로 미뤄볼 때 범행 당시 망상 장애나 조현병 발병 소지가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원종은 최근까지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홀로 살며 망상증세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 8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 AK백화점 앞에 범인이 인도로 돌진한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재판부는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증거서류와 수사 기록 등을 검토한 뒤 정신감정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앞서 최원종을 기소하면서 그의 가족과 친구, 정신과 담당의 등 참고인 22명을 조사하고 전문의 자문을 종합해 심신미약에 따른 범행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최원종이 피해망상에 따른 경계심과 불안감을 갖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극단적 공격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으나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학업능력을 갖춘 점, 범행 수일 전 ‘심신미약 감경’을 한 차례 검색한 점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

지난 8월 3일 경기 성남시 소재 한 대형 백화점 1층에서 검은색 후드티 복장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24세 최모씨(가운데)가 몸을 피하려는 시민들을 쫓아가며 흉기를 휘두르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최원종의 범행 당시 모습이 담긴 동영상 공개 여부를 재판부에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증거 중에 범행 당시 동영상이 있는데 공개 법정에서 (재생)할 경우 유족이나 외부에 그냥 나가기에는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영상을 본 뒤 이를 어떻게 할지 다음 공판에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60대 희생자의 남편은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에게 “반성문 썼다, 병이 있다는 이유로 법이 약해지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며 엄중한 처벌을 호소했다. 

 

20대 여성 희생자의 유족은 최원종이 정신감정 신청을 한 것에 대해 “예전과 다른 (더욱 엄중한) 판결이 나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유족은 재판에 앞서 최원종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며 가족과 지인, 피해자의 친구 등 294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