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겹살로 깻잎·상추 싸먹는 시대?

"가정에서 삼겹살 먹으려면 고깃값 보다 채솟값이 더 부담스러운 상황"
뉴시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가운데 추석 이후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과 함께 채소류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축산물 가격에 비해 신선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뉴시스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요 농산물 품목별 소매가격은 적상추가 100g당 1677원으로 1년 전(1092원)에 비해 53.6% 올랐다. 청상추는 1821원으로 51.4%, 풋고추는 1772원으로 33.6%, 깻잎은 3165원으로 14.9% 비싸졌다.

 

대파는 1㎏에 3849원으로 1년 전(3152원)보다 22.1% 뛰었다. 미나리는 100g에 1921원으로 58.3%, 당근은 1㎏에 6446원으로 21.0%, 시금치는 100g에 1945원으로 64.0%, 양배추는 1통에 5490원으로 16.1% 올랐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소고기 등심(1+ 등급) 100g 기준 소비자가격은 1만1331원으로 1년 전(1만3475원)보다 지난해보다 18.8% 저렴하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100g당 2668원, 목살은 2496원으로 작년보다 4~5% 낮아졌다.

 

같은 100g 기준으로 깻잎이 삼겹살이나 목살보다 비싸다.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모듬 쌈채소 가격은 100g 기준 4000원을 넘어 가정에서 삼겹살을 먹으려면 고깃값보다 채솟값이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추석 연휴 이후로도 과일 가격은 여전히 높다. 사과(홍로)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3만4397원으로 1년 전보다 43.7% 비싸다. 배(신고)도 10개 소매가가 3만3464원으로 1년 전보다 14.0% 뛰었다.

 

채소류와 과일 가격 상승과 함께 가공식품 물가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5.8%로 지난 2월(10.4%)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61.6%인 45개가 평균을 넘었다. 고추장은 27.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드레싱 23.7%, 당면 19.5%, 치즈 17.7%, 소금 17.3%, 설탕 16.9% 등을 기록했다.

 

신선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 여파는 외식물가도 부채질한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4.9%로 소비자 물가를 1.2%포인트(p) 상회했다. 외식 부문 39개 품목 중 31개가 평균을 넘었다. 피자가 12.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오리고기(외식) 7.3%, 구내식당 식사비 7.0%, 죽(외식) 6.9%, 냉면, 6.9%, 자장면 6.8%, 도시락 6.8%, 김밥 6.6%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