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또 ‘냉각수 누출‘…“러시아 우주기술 신뢰 떨어져”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러시아 시설에서 냉각수 누출이 발생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조사에 나섰다. 근 1년 동안 러시아 시설에서 냉각수 누출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9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이날 로스코스모스는 텔레그램을 통해 ISS의 나우카 다목적 실험실 모듈(MLM)의 시설을 냉각하는 보조 라디에이터(방열기) 회로에서 냉각제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2월 14일 냉각제 누출 사고가 발생한 소유스 MS-22에서 냉각제가 뿜어져나오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로스코스모스는 “주 회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어 (나우카 MLM의) 생활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우주비행사들 또한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이를 확인하고 우주정거장은 정상 운행되고 있으며 그 안의 승무원 7명도 무사하다고 발표했다. 

 

나우카 MLM에는 두 개의 라디에이터가 있는데, 각각 2010년과 올해 4월 설치된 것이다. 누출이 발생한 것은 올해 설치된 장비다. 

 

러시아는 최근 연이은 냉각제 누출 사고로 탐사 계획 등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12월 NASA 우주비행사 1명과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이 탑승 중이던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서 냉각제가 대량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사고로 해당 우주선의 냉각수가 고갈되면서 탑승 중이던 3명은 올해 3월 예정됐던 지구 귀환 계획을 취소했다. 

 

해당 사고로 우주비행사들은 371일 동안이나 우주에 머무르다가 올해 2월 발사한 다른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지난달 27일 지구로 귀환했다. 

 

올해 2월에도 러시아 프로그레스 화물선에서 비슷한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로스코스모스는 두 사고 모두 작은 운석 조각에 맞아 장비에 구멍이 생긴 것이 원인이었다고 발표했다. 

 

CBS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장비 결함 등 다른 설명이 제시되지 않는 가운데 “두 개의 작은 운석이 비슷한 우주선의, 그것도 비슷한 시스템에 (연달아) 충돌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첫 번째는 무엇이든 가능하고, 두 번째는 우연일 수 있지만, 세 번째는 구조적인 (문제를) 의미한다”며 “러시아 우주 시스템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맥도웰은 잇따른 누출 사고의 원인이 하청 회사에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누출 사고는 우주정거장의 필수적인 시설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나, NASA는 12일 우주 유영 일정을 앞두고 위험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상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냉각제 파편은 우주복에 달라붙을 수 있고, 우주정거장 내부로 옮겨질 경우 우주비행사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