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를 방문한 정은우(23)씨의 장래희망은 정신전문간호사다. 현실의 벽에 막혔던 때에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간호학 박사과정을 밟던 한인 학생과 미국인 의대생은 진로 탐색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 대학병원 간호사로부터 미국과 한국의 간호 환경 차이와 정신건강 실태 등을 배우며 꿈을 다졌다. 정씨는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꾸는 꿈을 향한 길이 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워싱턴대를 찾았던 정영록(28)씨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준비하다 포기한 뒤 적성에 맞지 않는 마케팅 회사에 다니던 자신을 돌아봤다. 도돌이표를 맴돌던 삶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은 정씨는 귀국 직후 퇴사해 도전에 나선 상태다. 정씨와 함께 이곳에 보름 남짓 머물던 장지호(23)씨 역시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는 장씨는 양육 시설을 떠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자립준비 청년이다.
◆청년 사다리·갭이어·역량강화
지난달 16일 경기 수원시 광교청사에서 열린 ‘경기 청년 사다리 1기 성(장)·공(감)·담(화)’의 분위기는 이처럼 뜨거웠다.
김 지사는 행사 말미에 청년 해외기업 연수와 청년봉사단 파견이라는 새로운 계획도 소개했다. 청년에게 해외기업 체험을 제공하는 ‘청년 해외 취·창업 기회 확충 사업’을 다음 달 시작할 계획이다. 최근 공모에선 100명 모집에 388명이 신청, 4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선발된 만 19∼34세의 도내 청년들은 일본·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대만·인도·우즈베키스탄의 7개국 9개 도시, 36개 기업에 파견된다. 4주간 현장체험 외에 실무언어 교육, 일대일 멘토링, 무역마케팅 실습 등을 받게 된다. 참여자에게는 숙식비, 항공비 등 1인당 850만원이 지원된다.
도 관계자는 “자립준비청년, 다문화가정 청년, 창업 후 휴·폐업 이력이 있는 청년 등을 우대 선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도는 민선 8기 대표 청년 정책사업으로 청년 사다리와 함께 ‘청년 갭이어(gap-year)’, ‘청년 역량 강화 기회 지원’의 3대 기회 패키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매치업 등 ‘청년정책’ 풍성
청년 갭이어는 청년들이 국내에서 3∼4개월간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꿈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600명이 참여해 3주간의 탐색·발견 과정을 거쳐 다시 12주간 디자인·영화·드라마·음악·환경·생태·정보기술 등의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부터 1기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8월에는 2기가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경기 청년 역량 강화 기회 지원은 미취업 청년 1인당 연간 최대 30만원까지 어학·자격증 등의 시험 응시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제적 차별 없는 취업 준비를 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다음 달 30일까지 하반기 대상자를 모집하는 이 사업은 도내에 주소를 둔 청년에게 토익 등 어학 19종, 국가기술자격 544종, 국가공인 민간자격 95종의 응시료를 실비로 제공한다.
도는 3대 기회 패키지 외에 우수 중소기업과 청년을 짝짓는 ‘청년 일자리 매치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 구직자가 연결(매칭)된 기업에서 3개월간 근무하면 기업별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술 분야에선 최근 80여명 규모의 경기청년예술기획단이 출범해 청년예술페스티벌을 기획·제작하는 등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청년 예술인 등의 권익 향상과 기회 증진을 위한 예술인 기회소득은 올해 처음 도입됐고, 청년 공감 토론도 도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