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보다 강력한 헤즈볼라 결국 개입하나…레바논 접경서 교전 확대

헤즈볼라-이스라엘 교전 사흘째 이어져
"본격 참전할 경우 이스라엘에 치명적"
하마스보다 강한 군사력 보유
2006년 이스라엘과 전면전 경험도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꼽히는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10일(현지시간) 사흘째 이어지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의 전선이 레바논과 접경한 이스라엘 북부로 확대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전투기를 통해 이스라엘 북부 아비빔 지역의 이스라엘 군용차량을 향해 대전차유도미사일(ATG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어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15발의 로켓이 발사됐다”며 “4발은 아이언돔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고, 나머지는 민가가 없는 공터에 떨어졌으나 피해나 부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이러한 로켓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탱크가 레바논과의 국경에 있는 헤즈볼라 초소 두 곳에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이 10일(현지시간) 남부 케르베트 셀렘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사망한 대원 2명의 장례식에 참석해 단체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케르베트셀렘=AP연합뉴스

두 번째 공격은 하마스 내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이 배후를 자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하루만인 지난 8일 레바논과 접경한 이스라엘 북부의 골란고원을 향해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하며 하마스의 공세에 처음 가세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군이 보복 폭격을 가하는 등 사흘째 레바논과 이스라엘 접경 지역에서는 소규모 교전이 이어졌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소속 대원 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가 본격 개입해 이스라엘 북부에 ‘제2의 전선’이 구축될 경우 이·하마스 충돌은 더욱 극한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9일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조직”이라며 “참전할 경우 2000년의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저항운동) 이후 가장 큰 전쟁 피해를 보고 있는 이스라엘에 훨씬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9일 CNN방송에 헤즈볼라의 참전을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이 10일(현지시간) 남부 케르베트 셀렘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사망한 대원 2명의 장례식에 참석해 가슴에 손을 얹고 애도하는 의식을 행하고 있다. 케르베트셀렘=AP연합뉴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 지역 무장정파 중 가장 숙련된 단체이며, 가장 강한 군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헤즈볼라는 이란으로부터 매년 수억 달러 이상을 지원받아 이스라엘 영내 깊숙한 곳까지 공격 가능한 지대공 미사일과 대함 순항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FP는 설명했다. 이란은 하마스보다 헤즈볼라를 더 큰 규모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펼친 경험도 있다. 약 34일간 벌어진 전쟁 이후 양측 모두 자신들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후 헤즈볼라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거의 모든 전투에 참여했다. 공격 형태가 미사일 공습과 자살 테러 등에 국한된 하마스와 달리 전면전에서도 충분히 이스라엘군에 맞설 만한 실전 경험을 갖춘 것이다. 

 

“헤즈볼라는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국제 테러를 감행할 수도 있다”고 FP는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2012년 불가리아에서 버스를 공격해 이스라엘 관광객 5명을 숨지게 했고, 1992년과 1994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인과 유대인만을 표적으로 삼아 각각 29명·87명을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