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남에 ‘7번’ 연락했는데”…스토킹 처벌 후 ‘당연퇴직’ 처분 받은 공무원

“아내는 가벼운 징계 받고 멀쩡히 상간남과 같은 군청에서 근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되지 않음. 게티이미지

 

아내의 불륜 상대에게 몇 차례 연락을 했다가 스토킹범으로 몰려 직장을 잃게 됐다는 30대 공무원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1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전한 30대 후반의 공무원 김모씨는 2018년 군청 직장 동료였던 아내와 결혼해 공무원 부부가 됐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시청으로 전입했고, 아내는 군청에 남았다. 지난 가을부터 아내는 평소 안 쓰던 향수를 뿌렸고 속옷까지 신경 쓰기 시작했으며 부쩍 누군가와 자주 통화했다.

 

당직 근무를 핑계로 외박까지 하는 아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김씨는 외출하는 아내의 뒤를 밟았다. 그렇게 김씨는 아내가 외간 남성의 차에 올라타 밀회를 즐기는 모습을 포착하했다.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아내는 갑자기 김씨에게 ‘집안일을 소홀히 했다’, ‘배려심도 없고 매력도 없다’ 등의 이유를 들어가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내가 대화를 녹음 중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김씨가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아내의 팔에 멍이 들었고, 몇 달 후 아내는 폭행을 이유로 진단서를 끊어 김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아내와 함께 지내온 10년 세월을 포기할 수 없었던 김씨는 아내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것 같자 상간남을 설득해해보려 연락을 취했다. 상간남은 연락을 받아주지 않았고 김씨는 “네가 한 짓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그를 비난하는 문자 2통을 남겼다. 욕설은 없었다.

 

그런데 몇 달 후 상간남은 5번의 전화 시도와 2통의 문자를 이유로 김씨를 스토커로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겼고, 김씨는 해명의 기회도 없이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김씨는 동료들에게 탄원서를 받아 제출했지만, 그들에게 수치스러운 가정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괴로움은 배가 됐다.

 

더 큰 문제가 스토킹 범죄로 약식기소된 김씨가 당연퇴직 처분을 받게 됐다는 것. 반면 아내와 상간남은 멀쩡히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아내의 상간남은 기간제 공무원이었는데, 어떠한 처분이 내려지기도 전에 알아서 퇴사를 해버렸다. 몇 달 뒤 상간남은 청원경찰에 합격했고 다시 아내와 같은 군청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근무를 하고 있는 상태다. 아내가 받은 징계도 가장 낮은 수준의 견책 처분에 그쳤다.

 

김씨는 “큰 도시였으면 파면감인데 비교적 작은 도시라 더 쉬쉬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군청 앞에서 전단지라도 돌려 아내의 외도를 폭로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연을 들은 양지열 변호사는 “이걸 스토킹 처벌법으로 약식 기소한 검사분이 원망스럽다”며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면 사연자가 변호사를 선임해 (사연에서 말했던) 주장을 강력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아내의 직장 앞에서 피켓 시위는 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사실 적시로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므로 범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관련된 위자료 청구소송은 가능하다. 아내를 상대로도, 상간남을 상대로도 제기할 수 있으니 몇 천만원은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