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지금이 교육개혁 마지막 기회

젊은 초등학교 여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중국의 ‘44번 버스’처럼 잘못되어 가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대해 무심하고 순응해 왔던 비겁한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게 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교육산업에 유린당하고 이념에 매몰된 정치투쟁의 제물이 되어 왔다. 공교육이 신뢰를 잃고 무기력해지면서 입시를 위한 사교육이 급성장했고,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는 기형적인 교육이 판을 치게 되었다. 일부 교사들이 학원을 위한 킬러(초고난도)문항 등 시험문제 장사로 부당수익을 얻는 반교육적인 행위가 만연했다. 순수한 이상을 품고 교육 현장에 배출된 신임 교사들은 지옥과 같은 암흑천지에서 좌절하고 자멸하게 됐다.

좌절과 고통 속에서 신음하던 젊은 교사들이 교육개혁을 외치며 일어났다. 우리 사회도 이들의 외침에 크게 공감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잘못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거나 대폭 수정하고 교권을 확립하며 정상적인 공교육이 되도록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불법적인 학원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고 방만한 사교육을 정비하여 공교육의 부활을 촉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 틈을 타 또 정치세력이 가세하는 모양새를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철호 고려대 명예교수

우리의 다음 세대 교육은 미래 세계를 창조할 융합의 인재들을 키우는 일이다.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양심과 도리를 지키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다. 인간다운 인간, 인간성을 회복한 다음 세대를 만드는 일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융합과 협력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세계적인 한국인을 길러내야 한다. K팝, K드라마, K컬처에서 더 나아가 K과학, K기술, K정치를 완성해야 한다.



우리의 공교육을 정상화하여 애틋한 정으로 일생 동안 이어지는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로 회복해야 한다.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하며, 부모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입학하는 것보다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고 정직, 성실과 근면으로 주위의 인정을 받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일류 대학, 인기 학과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인간 중심, 인격자를 길러내는 일에 교육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

덴마크가 오늘처럼 잘 살고 세계인이 흠모하는 나라가 된 것은 그룬트비와 같은 훌륭한 교육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1864년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해 국토의 상당 부분을 잃고 실의에 빠졌을 때 국민교육운동을 펼쳐 협동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든 것이 오늘의 덴마크이다. 우리도 새마을운동을 통해 근면과 자조의 정신으로 오늘의 경제대국을 만들었다. 이제 심기일전하여 협동하고 존중하는 교육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