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등 경제 불확실성에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지만 개인투자자는 순매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전날 기준 46조7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52조2467억원 대비 10.5% 낮아진 수준이다. 6조원 가까운 금액이 증시를 빠져나간 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일 46조5389억원으로 지난 3월22일(46조3326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다음 날도 46조원대를 유지했다.
지난달 테마주 투자 열기에 20조원을 상회했던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다시 4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8조7165억원으로 지난 6월7일(18조6851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8월 이후 코스닥에 발길을 끊은 상황”이라며 “코스닥이 상승한 일자에 개인들의 코스닥 순매수강도를 살펴보는 개인들의 코스닥 상승 기여도 수치는 8월10일 이후 단 하루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에서는 이날까지 3일 연속 개인이 순매도를 이어 갔다. 코스닥은 지난 5일부터 4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기록한 뒤 이날은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568억원, 921억원 순매도했다. 대신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국내증시는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 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21% 오른 2479.8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2.25% 상승한 835.49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0.2원 내린 1338.5원으로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시장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비둘기적인 발언(통화 완화)과 미 국채 안정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날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영향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03% 상승한 6만8900원을 기록하며 ‘7만전자’를 목전에 뒀다.
증권가는 향후 예정된 국내기업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을 우려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지난 1주간 0.63% 하향됐는데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높았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하향 조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한 주간 목표주가 조정이 있었던 145개 종목 중 67개(46.2%)는 목표가가 상향됐고 78개(53.8%)는 하향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