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김성태 변론 법무법인 광장 사임… “과중한 업무, 인력 투입”

800만 달러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변호를 담당하던 법무법인 광장이 사임했다. 매주 재판이 진행되면서 과중한 업무와 인력이 투입되고, 다른 사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광장 측 설명이다.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13일 진행된 김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 18차 공판에서 광장 소속 유재만 변호사는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김 전 회장 재판에 이름을 올린 광장 변호사는 10여명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연합뉴스

광장은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붙잡혀 입국했을 당시부터 그의 변호를 맡았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재판 때마다 2∼3명이 참석했다. 광장의 이번 결정은 남은 재판에 대한 선임료 비용 문제가 합의되지 않은 데 기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김 전 회장은 “재산이 압류됐고 검찰에 의해 주식이 압류된 상황”이라며 “대북송금 혐의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부분이 광장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될 것 같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변호인이 사임계를 제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변호사도 “김 전 회장이 추가 기소될 경우를 놓고 (수임 여부) 협의를 진행했으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광장이 사임계를 제출하면서 차후 기일에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김 전 회장은 광장 이외에도 법무법인 동명파트너스, 법무법인 세온 등을 변호인단으로 뒀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월 3일 쌍방울 임직원 명의로 세운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38억원을 횡령하고, 그룹 계열사에 약 11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토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19년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비 등 명목으로 합계 약 800만달러를 해외 밀반출한 뒤 북한 측에 대납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는다. 올해 7월 5일 검찰은 2020년 12월 쌍방울이 광림에서 보유한 비비안 주식을 정당한 가액보다 78억원 비싸게 매수하도록 해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