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책임져야 할 사람은 尹대통령”… ‘이재명 체제’ 굳힌 민주, 대여 총공세

계파 갈등 소강모드… 전열 재정비
당내 “李, 비명 포용 모습 보여줄 때”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안고 있는 ‘리더십 위기론’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호재’까지 만난 민주당 내부에선 지금이 당내 화합과 대여 투쟁을 위한 전열 재정비의 ‘골든타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 브리핑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여당의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한 것을 두고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책임회피”라며 김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권 대변인은 “대법원 판결 3개월 만에 범죄자를 사면·복권한 대통령과 이를 받들어 김태우 전 구청장에게 공천을 준 김 대표의 책임은 어디로 갔느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는 김 전 구청장을 ‘윤 대통령과 직통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며 “국민을 모독해 놓고 참모들 뒤에 숨어 있나”라고 했다. “책임져야 할 김 대표가 유체이탈 화법으로 분골쇄신하겠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고도 했다.

전날엔 박성준 대변인이 “여당은 임명직 당직자의 총사퇴로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2021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지난해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까지 연전연패를 이어오다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오랜만에 승리를 맛보면서 사기가 올랐다. 이 대표를 향한 규탄을 이어오던 비명계 인사들도 이 대표의 영장 기각에 더해 선거 승리라는 ‘겹경사’가 나자 발언을 자제하는 등 잔칫상에 재 뿌리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지세에 힘입어 취임하자 비명계의 움직임이 크게 둔화된 분위기다.

‘나도 국회의원’ 발족식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맨 오른쪽)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여성위원회 ‘나도 국회의원’ 발족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나도 국회의원’은 2030여성당원을 대상으로 한 의정활동 교육이다. 연합뉴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비명계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화합을 강조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며 “이 대표의 당 통합 노력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본인으로 인해 당내 분란이 생겼으니 유감 표명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있다. 반면 친명계 내부에서는 “오히려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며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날 선 반응도 여전하다.

단식 종료 후 병원 치료를 받다 퇴원한 이 대표는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서 회복 중이라고 한다. 이르면 이번 주 당무 복귀 가능성이 거론된다. 권 대변인은 “복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회복되면 가급적 빨리 복귀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의지”라고 했다. 그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체력 회복이 좀 더딘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