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시 정계 은퇴” 김기현의 배수진… 새 수석대변인도 내정

“총선 패배 시 정계 은퇴로 책임지겠습니다.”

 

15일 의원총회를 연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김 대표는 내년 총선에 정치 생명을 거는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보선 패배 책임론 앞에서 강력한 당 쇄신을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결의를 보여 후폭풍을 수습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4시간 넘게 이어진 의총에서는 비주류 의원들 중심으로 김 대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전날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만으로는 당 쇄신 동력을 얻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당 쇄신과 당정관계 변화를 모색하는 데 대해 “최종적으로 의원들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했다. 수도권 총선 위기론을 확인한 만큼 쇄신에 나서야 하지만, 김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다수가 공감했다는 것이다.

 

송석준 의원은 “누가 물러나고, 내 탓 남 탓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겸손해지고 책임 있는 자세로 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이용 의원도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야 한다. 분열을 가장 바라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이철규 의원은 “책임을 느껴 사퇴한다”며 “단합해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변화의 첫 단계로 공석이 된 주요 당직에 수도권·충청권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는 한편, 민심을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반영해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 혁신기구와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력은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인선은 통합형, 그리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진 배치된 형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기 지도부’에서는 친윤(친윤석열)·영남 인사 비중을 줄이고 수도권·중도층 인사를 중용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특히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할 사무총장, 공약 라인을 책임질 정책위의장 가운데 최소 한자리는 수도권·중원 출신으로 채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부총장(전략기획·조직), 여의도연구원장, 수석대변인, 지명직 최고위원 등도 수도권 기반의 중도적 이미지를 지닌 인사를 우선 중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명직 당직자 8명 중 최소 1명 이상은 원외 인사로 기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을 전후로 구체적인 2기 지도부 명단을 공개할 것이란 얘기도 있었으나 명단 확정과 발표는 미뤄졌다.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숙고의 시간을 더 가지겠다는 취지다.

 

한편 보궐선거 패배 이후 사퇴한 국민의힘 강민국·유상범 전 수석대변인의 후임으로는 강원 원주갑이 지역구인 박정하 의원과 서울 출신 윤희석 대변인이 내정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박 의원을 수석대변인에, 윤 대변인을 선임대변인에 각각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앞서 지난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와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