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표 포스텍 의대 설립에 훈풍…정부 의대 입학정원 증원 예상

“우수한 대학, 바이오산업 인프라, 지역병원과의 시너지를 갖춘 포항은 연구중심의대 설립의 최적지입니다.”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청림 운동장에 시민 1000여명이 모였다. 바로 포항공대, 즉 포스텍의 연구중심의대 설립 인가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였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수한 대학, 바이오산업 인프라, 지역병원과의 시너지를 갖춘 포항은 연구중심의대 설립의 최적지”라며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반드시 실현할 수 있도록 포스텍, 경북도, 의료계와 협조해 전 국민적 공감대를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포항 청림운동장에서 시민 1000여명이 결의대회를 열고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에 한목소리를 냈다. 포항시 제공

정부가 국내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대폭 늘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27년 만에 의대가 신설될지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그간 의사과학자 양성을 강조해온 점을 고려해 볼 때 포항공대 의대 신설 등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의대 정원은 전국 40개교에 3058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 8개교, 826명이다. 학교 수 기준으로는 20%, 정원으로는 27%가 쏠려 있다. 경기, 인천까지 고려하면 수도권 의대는 총 13개교, 1035명이다. 절반에 가까운 의대, 3분의 1가량의 의대 정원이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는 셈이다.

 

의대 정원 증원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현재 의대 정원 구조가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 정원을 늘릴 경우 기존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의대가 신설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대 정원이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묶인 탓에 1997년 성균관대, 차의과대, 가천대, 강원대, 을지대가 설립됐고, 1998년 제주대를 끝으로 의대는 신설되지 않았다.

 

2025학년도 의대가 신설될 경우 27년 만의 일이 된다.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지역 공공의료 인력 확충 및 국립 의과대학 신설 촉구 국회 포럼에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역 간 의료 불평등 해소를 위해 기존 국립의대를 활용하는 것보다는 국립의대를 신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10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강덕(가운데) 포항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정부가 그간 의사과학자 양성을 강조해온 점을 고려해 볼 때 포항의 포항공대와 대전의 카이스트는 이미 유리한 고지에 있다. 

 

특히 포항시는 혁신 의료서비스와 바이오 기술 경영을 선도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포스텍, 경상북도와 함께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새 정부 120대 국정과제와 인수위 경북지역 정책과제에 포함되고 공감대를 이룬 지역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월에는 포스텍에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하는 등 정부, 국회, 의료계와 산업계의 지지를 확인하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

 

포스텍 연구중심의대는 연간 입학정원 50명 규모의 8년 과정으로 개교할 계획이며, 미래 첨단의학 연구는 물론 바이오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지역 의료 혁신을 책임질 최첨단 스마트병원 설립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