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에게 집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단지 거주하는 공간을 뛰어넘어 강남·강북이냐부터 시작해 여전히 아파트 평수 크기가 성공의 척도로 인식될 정도다. 집은 사는(Live) 곳이 아니라 살(Buy) 곳이다. 투자의 대상이다 보니 집값이 오르내리는 데 유독 민감하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주거 양극화는 정권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우리에게 친숙한 고사다.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유독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세계 최고인 한국 부모들에겐 오랫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겨져 왔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지만 이마저도 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강남 8학군, 대전시민(대치동 전세 사는 주민) 등 교육과 관련된 신조어가 넘쳐난다. 교통·편의시설 등 거주 여건이 아닌 학원·학교에 따라 집값이 형성되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질 정도다. 학세권은 인근에 유치원과 학교, 학원 등 교육시설이 밀집된 곳을 일컫는 신조어다. 국어사전에까지 실렸을 정도다. 서울의 강남, 중계동을 비롯해 지방에서는 대전 둔산동, 대구 범어동, 구미 도량동 등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학세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