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이기(利器)가 되어가는 드론은 때로는 안전을 위협하지만 제대로만 활용하면 우리 생명을 지키는 안전 길잡이 역할도 할 수 있다.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둔촌현대1차 리모델링 공사현장. 내년 10월 입주 예정으로 철근·콘크리트 작업과 마감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드론 한 대가 아파트 사이를 누비며 바쁘게 날고 있다. 가로, 세로 각 29㎝, 무게 1.4㎏의 소형 드론이지만, 4K 화질의 2000만 화소급 카메라가 탑재돼 현장 곳곳의 공사상황을 촬영할 수 있다.
이주원 포스코이앤씨 과장은 2주 단위로 드론 촬영을 통해 전체 공정 단계를 볼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다. 그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드론을 운용하며 외벽의 상태와 안전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공사 관련 적치물의 관리 상태를 둘러보거나 작업자의 헬멧 착용 등 안전규정 준수 여부 등을 통해 공사 현장의 불안 요소를 미리 관리할 수 있다. 공사현장에서 드론이 운용되는 것만으로도 작업자들의 안전의식 제고와 자정 노력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과장은 “업무 중에 틈틈이 독학으로 드론을 공부해 자격증을 땄다”며 “드론 사진으로 정비사업 조합과 공사 진행 과정에 대해 쉽게 소통할 수 있고, 현장에 숨어 있는 불안 요소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철근 누락 사태로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며 첨단 감독 장비 도입 움직임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시 공사비 100억원 이상 발주 공공 건설공사 74개 현장의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기록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요 건설사도 자체적으로 건설현장에 동영상 기록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실시공과 건설현장 안전 문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이 부각되면서 드론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