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혐오·비방·모욕 문구 담은 정당 현수막 설치 막는다

전국 기초단체 최초 조례 제정·공포 나서

서울 송파구(구청장 서강석)가 혐오나 비방, 모욕의 문구를 담은 정당 현수막 설치를 막는다.

 

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혐오·비방·모욕 문구의 정당 현수막 근절’에 대한 조례를 제정·공포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정당 현수막을 거의 무제한 게시할 수 있게 돼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지난 8월 구민 의식조사에서 93%가 정당 현수막이 비방 내용이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철거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구는 전했다.

 

이번 조례는 송파구의회 여야가 만장일치로 나봉숙 구의원이 대표발의해 지난 9월26일 본회의를 통과했고, 19일에 공포·시행된다.

 

주요 내용은 △혐오·비방·모욕의 정당 현수막 게첩(내어 걸어 붙임) 금지 △교통과 보행자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곳에 설치 금지 △정당 현수막은 1회 15일 이내로 제한하며 동일 내용의 현수막의 2회 이상 계속 게첩 금지 △정당 현수막 관리를 위한 주민평가단 구성·운영 근거 등이다.

 

조례 시행에 따라 혐오·비방·모욕성 정당 현수막에 대해서는 행정청 단독 판단이 아니라 주민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철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평가와 철거는 내달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를 위해 구는 주민평가단원을 공개 모집한다. 총 81명(행정동별 3명)의 주민평가단 집단(pool)을 구성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고 구는 덧붙였다. 정당 현수막 게시 기간이 15일인 점을 감안, 평가 대상이 발생하면 휴대전화 또는 온라인을 활용해 신속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평가단원의 3분의 2 이상이 불법 정당홍보물로 평가하면 즉시 철거할 예정이다.

 

주민평가단원 신청은 오는 24~30일 구청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평가단원으로 뽑히면 평가 시 소정의 평가수당이 지급된다.

 

서강석 구청장은 “해당 조례를 통해 앞으로 송파구에선 비방과 혐오, 모욕 문구의 정당 현수막은 게시할 수 없다”며 “통상적인 정당 활동을 보장하면서도 구민 안전과 도시환경을 지키는 창의와 혁신의 구정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