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용지 없이 ‘인증숫자’만으로 타인이 당첨금을 수령해 가는 일이 있었다.
유튜버 허팝(35·허재원)은 앞서 지난 3일 “로또 1000만원어치를 사서 과연 얼마에 당첨되는지 실험해 보겠다”는 영상을 올린 뒤 17일 영상에서 “1000만원어치 산 로또가 총 176만원에 당첨됐다. 로또 5등(5000원) 222개, 로또 4등(5만원) 13개 등으로 주변 복권판매점에 다니며 돈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당첨금 5000원을 수령하러 찾은 한 복권판매점에서 업주에게 “이미 돈으로 바꿔 간 로또”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로또 용지가 자신한테 있었기에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확인을 위해 복권판매점 여러 곳을 방문한 끝에 한 복권판매점 직원에게 “로또 당첨 용지가 내게 있는데 이미 지급됐다고 한다. 돈을 지급받았다면 종이가 내게 있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하니 직원은 “에러가 아니라 누군가 돈을 받아 간 것”이라 답했다.
로또 복권 고객센터에 전화한 허팝은 지난 4일 오후 2시36분40초 한 복권판매점에서 누군가 당첨금을 수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허팝은 상담원에게 “혹시 해당 매장에서 잘못 지급했거나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은 없냐”고 물었다. 상담원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허팝은 해당 매장에 연락을 취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후 그는 “용지의 QR(큐알)코드나 바코드로 매장에서 로또 종이를 인식한 다음 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종이가 훼손될 시 복권에 적혀있는 인증 숫자를 매장에 전달해 돈을 받아 간다더라”며 “그 과정에서 숫자를 잘못 입력했거나 마음대로 입력한 숫자가 내 로또의 고유번호와 일치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당 복권판매점에서는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계좌로 당첨금 5000원을 바로 입금해 줬다.
그러나 허팝은 “다른 복권판매점들에 문의한 결과 로또 당첨 시에는 해당 용지를 기계에 넣어 자동으로 당첨 여부를 인식하는 구조라더라“며 어딘가 찜찜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누리꾼 일부는 “다른 사람이 숫자를 우연히 잘못 입력해 당첨금을 수령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용지 없이는 5000원일지라도 당첨금을 못 받아 간다. 명백히 범죄”라고 언급했다.
한 누리꾼은 “전에 올린 영상에 저 종이가 화면에 나오는데 그때 번호가 자세히 보인다. 번호 적어서 받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이 “로또 용지도 없이 번호만 가지고 그것도 우연히 숫자가 맞아떨어져 수령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허팝이 진상을 알면서도 일체 언급 안 하고 경고 정도로 좋게 넘어가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