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7급 별정직 공무원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 미용실에 가서 사 오라고 시켰다는 샴푸와 트리트먼트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대상 국정감사 현장에 등장했다.
정무위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권익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김홍일 권익위원장을 향해 “스웨덴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지만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돼 총선까지 거론되던 여성 정치인이 개인용품에 관한 것 때문에 사퇴한 일이 있다”고 말한 뒤, 노란색의 샴푸와 트리트먼트 두 개를 꺼내 들어 보이며 “제 손에 딱 들어오는 (이거) 두 개 합쳐서 8만3000원쯤 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왼손으로 잡은 샴푸와 트리트먼트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공익제보자가 청담동 미용실에 가서 사 온 ‘일본산 샴푸 세트’다. ‘이 대표가 쓰는 일본산 샴푸를 사러 청담동까지 심부름을 다녔다’는 취지의 제보자 주장에 국민의힘은 이미 한 차례 “샴푸의 요정”이라거나 “입으로는 반일 선동을 하면서 머리카락은 친일이냐”고 이 대표를 세게 꼬집은 바 있다.
윤 의원은 “한 번에 2세트나 3세트 이렇게 사면 될 걸 그게 불법이니까 한 번에 요거 딱 한 세트만 본인 개인카드로 샀다”면서 “두 시간 걸려 사 오고 또 떨어지면 청담동 가고, 본인 카드로 결제한 다음에 경기도에서 계좌로 입금을 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불법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반부패적 관점에서 위원장님은 어떻게 보시냐”고 물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질문에 ‘신고를 받아 조사하고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첩했다’는 김 위원장 답이 돌아오자, “(이런 일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재차 날을 세웠다.
개인용품 때문에 사퇴했다고 윤 의원이 언급한 스웨덴 정치인은 1996년 당시 38세였던 스웨덴 사민당 정부의 부총리 모나 살린이다.
스웨덴의 첫 여성 총리가 될 뻔했던 살린은 총리직 계승을 반년 앞두고 있던 1995년 10월, 정부의 신용카드로 ‘토블론(Toblerone)’ 초콜릿과 아기 기저귀, 개인용품 등을 사고 차량 임대비를 지불한 사실이 드러났다. 살린은 사적 용도에 들어간 약 5만크로나(약 640만원)를 정부의 카드로 결제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정부의 카드로 쓴 개인비용을 모두 상환한 살린은 스스로 부총리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