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초등학생 때 곤충채집을 하기 위해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가지고 산과 들판, 계곡을 원 없이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래전 농촌에서 느낀 평화로운 정취가 아직까지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는 건 왜일까. 아마 농촌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 휴식처 등으로 대변되는 공익적 가치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1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도시민 1500명 중 59.4%가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가치가 크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건 물론 국민 먹거리 생산이겠지만, 그 역할이 생산 중심에서 치유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제 농업·농촌을 단순히 농업의 경쟁력 제고, 생산기반 확충 등 식량안보의 측면에서만 생각할 때가 아니라, 현대인의 생존과 직결된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접근해야 할 때다.
농업·농촌에 적극적인 투자로 농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현대인들에게 안식처로서의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증대해야 한다. “농업·농촌의 발전 없이는 어떤 국가도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쿠즈네츠의 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되새겨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