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내 몸에도 사계절이 있단다
항상 설레이는 시인으로 살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찬미를 노래하는 나의 입은
봄인 것 같고
항상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 가슴은 여름인 것 같고
항상 단풍빛의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나의 마음과
고독이 출렁이는 나의 눈은 가을인 것 같고
항상 참을성 있게 비워두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차디찬 손은 겨울인 것 같고
이렇게 말해도 말이 되는 걸까?
-시집 ‘이해인의 햇빛 일기’(열림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