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각종 악재에 휩싸이면서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에 이어 사법리스크까지 현실화한 탓이다. 주가도 연일 내리막길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창업주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에게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김 전 의장은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김 전 의장을 상대로 올해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무산과 관련해 SM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등 시세조종 행위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전날 시세 조종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금감원은 당시 SM엔터 주식을 사들인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특수관계를 맺고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엔터 지분 약 8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밖에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 중개시장 진출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의 사내 독립기업 다음CIC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은 아시안게임 한·중 축구에서 일방적인 중국 응원 클릭이 나오면서 여론조작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와 관련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실적도 좋지 않다. 1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전년 동기(158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2분기에도 33.7% 급감한 1135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연이은 사법리스크에 3만원대 신저가로 진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3.58% 하락한 3만9050원을 기록했다.
사법리스크는 카카오그룹 전체로 번지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등기임원이 시세조종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5.01%), 카카오페이(-5.02%) 등 그룹주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카카오가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도 전날 대비 1.8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