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반성문’ 올린 하태경 “국민 약속 저버려… 강서에 귀책사유 당사자 공천 오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 질책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서울 출마 선언으로 ‘중진 험지 출마론’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에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는 ‘반성문’을 공개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MBN 판도라’에서는 ‘판도라’라 불리는 키워드를 정하게 되어 있다”며 “월요일에 방송되는 판도라에서의 제 키워드는 ‘반성문’이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1년 6개월에 대한 제 반성문”이라는 소개와 함께 하 의원이 공개한 글은 ‘저희가 오만했다, 국민의 질책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로 시작한다.

 

하 의원은 반성문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귀책사유 당사자를 공천하는 오만을 부렸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은 고금리와 물가 상승, 전세사기로 고통받는데 집권여당이 홍범도 흉상 이전과 같은 이념논쟁에만 매몰됐다”고 돌이켰다.

 

하 의원의 반성은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며 “과거 정권 탓, 여당 탓만 하며 책임을 떠넘겼다”는 대목으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집권 여당이 1년 반 내내 내부의 권력다툼만 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서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 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와 하태경 의원(왼쪽) 등이 올해 8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시민단체 공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방안 모색’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하 의원의 280여자 반성문은 앞서 보선 패배 후 국민의힘이 지도부 책임론을 뒤로 한 채 임명직 개편만으로 ‘김기현 2기’ 체제를 선택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불통 프레임’ 공세 속 나온 터라 더욱 주목된다.

 

무엇보다 ‘공천 오만’이라는 표현은 보선에서 김태우 후보를 밀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던 당 지도부의 움직임과 배치되는 것으로도 비친다.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도 보일 수 있어서 내부 총질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을 여지도 있다.

 

김기현 대표가 자리를 지킨 가운데 2기 지도부에 경북 출신 재선 이만희 의원이 임용되는 등 국민의힘은 야권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개인적으로 김 대표에게 수도권 출마를 권하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혁신위원장 제안이 들어오면 통 큰 연합정치를 위해 ‘이준석계’를 혁신위에 넣겠다는 생각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