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서울 출마 선언으로 ‘중진 험지 출마론’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에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는 ‘반성문’을 공개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MBN 판도라’에서는 ‘판도라’라 불리는 키워드를 정하게 되어 있다”며 “월요일에 방송되는 판도라에서의 제 키워드는 ‘반성문’이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1년 6개월에 대한 제 반성문”이라는 소개와 함께 하 의원이 공개한 글은 ‘저희가 오만했다, 국민의 질책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로 시작한다.
하 의원은 반성문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귀책사유 당사자를 공천하는 오만을 부렸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은 고금리와 물가 상승, 전세사기로 고통받는데 집권여당이 홍범도 흉상 이전과 같은 이념논쟁에만 매몰됐다”고 돌이켰다.
하 의원의 반성은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며 “과거 정권 탓, 여당 탓만 하며 책임을 떠넘겼다”는 대목으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집권 여당이 1년 반 내내 내부의 권력다툼만 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서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 숙였다.
하 의원의 280여자 반성문은 앞서 보선 패배 후 국민의힘이 지도부 책임론을 뒤로 한 채 임명직 개편만으로 ‘김기현 2기’ 체제를 선택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불통 프레임’ 공세 속 나온 터라 더욱 주목된다.
무엇보다 ‘공천 오만’이라는 표현은 보선에서 김태우 후보를 밀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던 당 지도부의 움직임과 배치되는 것으로도 비친다.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도 보일 수 있어서 내부 총질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을 여지도 있다.
김기현 대표가 자리를 지킨 가운데 2기 지도부에 경북 출신 재선 이만희 의원이 임용되는 등 국민의힘은 야권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개인적으로 김 대표에게 수도권 출마를 권하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혁신위원장 제안이 들어오면 통 큰 연합정치를 위해 ‘이준석계’를 혁신위에 넣겠다는 생각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