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2기’ 체제 첫 고위당정회의가 열린 22일 김 대표가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을 제안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출국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내각은 제대로 된 현장 민심 청취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을 필두로 당정이 연일 민심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여야 간 협치 정국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민생 회담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것은 풀고 신뢰는 쌓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희망의 정치, 이념을 넘어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보여드려야 한다”며 “정쟁이 아닌 협치의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민주당과 협의해갈 의사가 있다”고 회담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김 대표는 ‘성과 당정회의’, ‘개혁 당정회의’, ‘경청 당정회의’가 됐으면 한다면서 “더욱 긴밀한 당정 간 협의를 통해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민생 현안을 챙기고 국민 눈높이에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민생 협치‘ 제안은 윤 대통령의 ‘민생 챙기기’의 연장선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 이후 ‘반성’, ‘성찰’, ‘현장 정책 행보’를 더욱 강조하며 민생 챙기기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 반영을 강조하며 “저와 내각이 반성하겠다”고 했고, 다음날에는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고 했다.
순방 출국 전날에도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는 행정, 보고서로 밤새는 행정이 아니라 직급별로 현장에 달려가 어려운 국민의 생생한 절규를 듣는 현장 행정, 정책 정보 활동에 매진해줄 것”을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21일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여건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힘들게 된 국민들이 너무 많다. 직접 가서 느껴야 한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정책을 찾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수석은 “현장 중심 행정은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대통령이 밝혀온 소신이자 정부 초기부터 강조한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김 대표의 회담 제안에 공식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가 단식을 마친 뒤 민생을 화두로 내걸었던 만큼 민주당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무에 복귀하는 이 대표가 직접 답할 가능성이 높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세계일보에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는 23일 오전 중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